트럼프, 젤렌스키에 대놓고 "솔직히 실망했다"…종전 협상 '파열음'

2025-12-09 18:0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안갯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한때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이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의 대화가 쉽지 않았다고 협상 난항을 시사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플로리다에서 열린 회담 이후 피어오르던 종전의 희망이 불과 며칠 만에 불투명한 전망으로 뒤바뀌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갈등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안'이 있다. 당초 러시아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 평화안은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전달됐지만, 여전히 양측의 견해차는 뚜렷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이 우크라이나의 기본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대화가 "쉽지는 않았다"고 밝혀,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여전함을 암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최신 제안을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았다며 "조금 실망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미국의 한 특사가 "합의에 거의 다 왔다"고 주장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던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로, 협상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 내 혼선마저 엿보인다.

 


러시아의 이중적인 태도 역시 협상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의 평화안에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지만, 러시아 측의 공식 입장은 전혀 달랐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정책보좌관은 미국의 평화안에 "심각하고 급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중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연일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1월에만 전월의 2배에 달하는 약 518㎢의 영토를 점령하는 등, 협상 테이블에서 영토 문제에 대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사적 압박을 극대화하는 전형적인 '두 얼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은 노골적인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특히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섣부른 성과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핵심 이익을 저버릴 수 있다는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이 명확한 안전보장 없이 영토 문제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신할 가능성이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큰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역시 젤렌스키에게 "앞으로 며칠간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며 "그들(미국)이 우리 모두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다"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동맹국들마저 트럼프의 협상 중재에 강한 불신을 보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종전으로 가는 길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올해 마지막 기회…롯데콘서트홀이 작정하고 만든 '엔젤 오르간' 공연

공연을 오는 17일 오전 11시 30분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파이프 오르간은 섬세하고 여린 피아니시모부터 온몸을 울리는 장엄한 포르티시모까지, 단 하나의 악기라고는 믿기 힘든 폭넓은 음향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올해의 마지막 여정은 '엔젤 오르간'이라는 테마 아래, 천상의 소리를 구현하는 오르간의 신비로운 음색에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가 더해져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구성되었다. 공연의 서막은 비쉬의 '크리스마스 환상곡'이 화려하게 열고, 이어지는 랑글레의 '탄생'은 오르간 특유의 경건하고 웅장한 울림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을 성탄의 분위기 속으로 이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과의 협연 무대다. 뮤지컬 <애니>의 대표적인 희망의 노래 '투모로우(Tomorrow)'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명곡 '도레미송', 그리고 듣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까지, 친숙하면서도 감동적인 곡들이 오르간의 풍성한 사운드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따뜻함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할 것이다.이 특별한 무대를 이끌어 갈 연주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오르간 연주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와 레겐스부르크 교회음악대학교에서 전문성을 갈고닦은 오르가니스트 최수영이 맡는다. 그녀는 이탈리아 다니엘 헤르츠 국제 콩쿠르 1위, 미국 조던 국제 콩쿠르 2위 등 권위 있는 해외 콩쿠르를 석권하며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오르간 오딧세이>의 해설을 맡아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경민이 콘서트 가이드로 나선다.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젊은 클래식 애호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오르간 음악의 매력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예정이다.<오르간 오딧세이>는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파이프 오르간의 진면목을 대중에게 소개하며 롯데콘서트홀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기량의 오르가니스트가 연주하는 정통 오르간 곡의 정수와 더불어, 어린이들의 순수한 목소리로 재탄생하는 익숙한 명곡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장엄한 오르간 선율과 천사 같은 아이들의 합창이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가족, 친구, 연인 모두에게 따뜻하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