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업들 '배짱'에 격노…"잘못하면 망한다는 생각 심어줄 것"

2025-12-12 18:38

 이재명 대통령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을 겨냥해 기업의 불법 행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기업들이 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고 질타하며,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들이 불법 행위로 얻는 이익보다 처벌로 인한 손실이 훨씬 크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지 않고서는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들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뭐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며, 현행 처벌 수위가 기업들에게 아무런 경각심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34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피해를 본 쿠팡 사태를 직접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일일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보상받기 어려운 현실의 불합리함을 꼬집었다. 개인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즉 보상액보다 소송 비용이 더 많이 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으로 이 대통령은 '집단소송제'의 조속한 도입을 재차 강력하게 주문했다. 집단소송제는 일부 피해자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 소송을 진행하면, 그 판결의 효력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모든 피해자에게도 자동으로 미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소액 다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을 상대로 한 피해 구제가 훨씬 용이해진다. 이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하며, 국민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입법과 별개로 정부가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조치도 즉각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중대하고 반복적인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규모를 대폭 상향하기 위해 관련 시행령을 즉시 수정하라고 주문했다. 현행법은 과징금 상한을 '전체 매출의 3%'로 규정하고 있지만, 시행령은 그 기준을 '직전 3개년 매출의 평균'으로 정하고 있어 실제 부과액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이를 국회 입법 과정 없이 우선 시행령 개정만으로 '직전 3년 매출 중 최고년도'를 기준으로 삼아 과징금을 산정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이 체감하는 제재의 강도를 현실적으로 높이라는 것이다. 이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경제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구체적인 실행 지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지역이 발굴하고 중앙이 밀었다…'아르코 리프'가 쏘아 올린 예술계의 새 신호탄

가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의 결과물인 ‘2025 아르코 리프(leap)’가 바로 그 무대다. 서울 종로구의 금호미술관, 일민미술관, 학고재 아트센터 세 곳에서 동시에 개막한 이번 전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활동해 온 작가 17인의 창작 여정과 성장을 집대성하여 보여주는 특별한 기회다. 이는 단순히 지역 작가를 서울에 소개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다음 단계를 위한 실질적인 '도약'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이번 프로젝트는 지역과 중앙의 연계라는 새로운 지원 모델을 제시한다. 각 지역의 광역문화재단이 먼저 잠재력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추천하면, 아르코가 이를 이어받아 후속 지원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선정된 17명의 작가들은 지난 1년간 아르코의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창작 및 제작 지원은 물론, 비평 자문, 기획자 및 전시 공간 매칭, 출판, 전문가와의 일대일 컨설팅 등 다각적인 지원을 받으며 각자의 예술적 언어를 더욱 날카롭게 다듬고 작품 세계를 확장하는 시간을 가졌다.전시는 세 곳의 미술관에서 각각 다른 주제로 펼쳐지며 17인 작가들의 다채로운 면모를 조명한다. 먼저 금호미술관에서는 ‘공존과 긴장의 장면들’이라는 주제 아래 구지은, 김주환, 김진희, 김희라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도시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처럼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떻게 관계 맺고 균형을 탐색하는지를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일민미술관에서는 ‘장소성과 심리의 재의미화’를 주제로 송성진, 임안나, 홍희령, 이현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가들은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장소'가 어떻게 구성되고 기억되며, 또 개인의 심리와 상호작용하며 변모하는지를 각자의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한다.학고재 아트센터는 ‘실존·지질·감각의 예술적 탐구’라는 주제로 우은정, 황해연, 유경자 작가 등의 작품을 선보이며 깊이 있는 사유의 세계로 관람객을 이끈다. 이처럼 ‘2025 아르코 리프’는 단순히 17명의 작가를 한데 모은 그룹전이 아니라, 각자의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성장해 온 예술가들이 서울이라는 새로운 자양분을 만나 어떻게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다. 지역이라는 토대 위에서 단단하게 벼려진 이들의 작품이 중앙 무대와 만나 어떤 새로운 담론과 에너지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