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장남 이선호 대동하고 UAE行…'K-푸드·콘텐츠' 신영토 개척

2025-12-17 17:43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의 핵심 경영진을 이끌고 아랍에미리트(UAE)를 직접 찾아 중동 시장 확장의 포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지난 6일부터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UAE를 방문해 현장 경영에 나섰으며, 이번 방문에는 이미경 CJ 부회장과 김홍기 CJ 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는 물론,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 주식회사 미래기획그룹장까지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 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한-UAE 정상회담 당시 양국 협력을 주도했던 핵심 인물인 칼둔 알 무바라크 행정청장을 만나 문화 및 경제 분야의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한 모하메드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문화관광부 의장, 압둘라 알 하마드 국립 미디어 오피스 의장 등 현지 고위 인사들과도 연이어 회동하며 미디어, 콘텐츠를 포함한 문화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회장은 현지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동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강조하며, 이곳에서 'K-웨이브'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고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문했다. 그는 동행한 그레고리 옙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와 함께한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성장에 대한 절실함을 바탕으로 '신영토 확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기존 사업의 연장선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선점하려는 이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시찰을 넘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 지역으로서 중동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현지 사업 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CJ그룹의 이번 중동 시장 공략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앞서 그룹은 지난달 한-UAE 정상회담 기간에 현지 유력 기업들과 식품 및 뷰티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사전 정지 작업을 마쳤다. 특히 식품 사업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은 UAE의 대형 유통 기업인 '알 카야트 인베스트먼트(AKI)'와 업무 협약을 맺고, 중동 지역의 거점인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할랄 식품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할랄 인증을 받은 '비비고 김 스낵'과 '볶음면'을 중동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파트너사인 AKI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현지 주요 유통 채널 입점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CJ올리브영 역시 현지 기업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유망 K-뷰티 브랜드들의 중동 시장 진출과 판매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이재현 회장의 중동 방문은 올해 진행된 글로벌 현장 경영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을 직접 돌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진두지휘했으며, 그 마지막 종착지로 잠재력이 무한한 중동을 택했다. 이는 CJ그룹이 식품, 뷰티, 엔터테인먼트 등 그룹의 핵심 사업 영역 전반에 걸쳐 중동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신호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내년에는 신시장 확장에 더욱 속도를 높여, 전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외국인 400만 몰려오는데…'헐값 논란' 경복궁 입장료, 1만원 시대 열리나

에 대해 국민 다수가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역대 최다 관람객이 몰리는 상황 속에서 나온 이번 논의는 "사용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형평에 맞다"는 대통령의 발언까지 더해지며 그 어느 때보다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CST 부설 문화행정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정책 연구 자료는 이번 관람료 인상 논의의 핵심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지난달 서울의 4대 궁궐과 조선왕릉, 종묘를 찾은 관람객 2341명과 비관람객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이들은 고궁과 종묘 관람료로 평균 9,665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경복궁의 성인 관람료인 3,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3배가 넘는 금액이다. 관람객(9,730원)과 비관람객(9,211원) 사이의 인식 차이도 크지 않아, 관람료 현실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일정 수준 형성되어 있음을 시사한다.이처럼 관람료 인상 필요성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관람객 수가 자리 잡고 있다.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올해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전체 관람객은 이미 1,70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2023년 약 201만 명이었던 외국인 관람객은 올해 404만 명으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관람 수요가 급증하면서 문화유산의 보존 관리와 관람 환경 개선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고, 이는 수십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관람료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강력한 논거가 되고 있다.정부 역시 관람료 인상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가유산청 업무보고에서 "온 국민이 세금을 내서 관리비를 대신 내주고, 방문하는 소수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소한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은 부담해야 형평에 맞다"고 관람료 조정을 사실상 지시했다. 이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관람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민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공청회 내용 등을 토대로 국민과 함께 논의해 정하겠다"고 밝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인상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