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 민간 기능 잃고 ‘군사시설’로 전락하나…시민사회 강력 반발

2025-12-18 17:51

 광주 군·민간공항 이전을 위한 6자 협의체의 공동발표문을 두고 지역 사회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8년간 표류해 온 숙원 사업 해결의 중대한 전환점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정작 광주 시민의 이익과 의견은 철저히 배제된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정치권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힌 것과 달리, 시민사회는 합의 자체의 무효를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광주공항 국제선 부활 시민회의'는 18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번 공동발표문을 "사실상 광주공항 포기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원천 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은 발표문에 군 공항 이전의 전제 조건인 이전 부지를 무안으로 명확히 확정하지 않았고, 광주공항의 국제선 존치가 아닌 국내선 이전만을 언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시민회의 측은 "광주시민의 이익과 의견이 철저히 배제됐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조차 없어 이전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만약 국내선부터 섣불리 이전될 경우, 광주공항은 민간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고 단순 군사시설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무안국제공항의 명칭을 '김대중 공항'으로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업적과 무관한 공항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광주 지역 5개 구청장들과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등 정치권에서는 이번 합의가 오랜 갈등을 끝내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광주 구청장협의회는 "18년간 표류하던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 논의가 마침내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며 "광주와 전남이 상생의 새 시대를 여는 의미 있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특히 주민지원사업 1조 원 조성, 무안 국가산업단지 지정,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함께 제시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광주시의회 의원들 역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역 간 협력의 소중한 결과물"이라며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환영 일색의 분위기 속에서도 시민사회의 우려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은 이번 합의를 "광주의 61년 숙원 해결을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시민사회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부 대 양여' 방식이 가진 구조적 한계와 막대한 이전 비용에 대한 정부의 책임 문제, 그리고 민간공항만 먼저 이전되는 '반쪽 이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반드시 투명하게 해소되어야 할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합의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신뢰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외국인 400만 몰려오는데…'헐값 논란' 경복궁 입장료, 1만원 시대 열리나

에 대해 국민 다수가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역대 최다 관람객이 몰리는 상황 속에서 나온 이번 논의는 "사용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형평에 맞다"는 대통령의 발언까지 더해지며 그 어느 때보다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CST 부설 문화행정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정책 연구 자료는 이번 관람료 인상 논의의 핵심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지난달 서울의 4대 궁궐과 조선왕릉, 종묘를 찾은 관람객 2341명과 비관람객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이들은 고궁과 종묘 관람료로 평균 9,665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현재 경복궁의 성인 관람료인 3,000원과 비교하면 무려 3배가 넘는 금액이다. 관람객(9,730원)과 비관람객(9,211원) 사이의 인식 차이도 크지 않아, 관람료 현실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일정 수준 형성되어 있음을 시사한다.이처럼 관람료 인상 필요성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관람객 수가 자리 잡고 있다.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올해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전체 관람객은 이미 1,70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2023년 약 201만 명이었던 외국인 관람객은 올해 404만 명으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처럼 관람 수요가 급증하면서 문화유산의 보존 관리와 관람 환경 개선에 필요한 재원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고, 이는 수십 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관람료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강력한 논거가 되고 있다.정부 역시 관람료 인상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며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가유산청 업무보고에서 "온 국민이 세금을 내서 관리비를 대신 내주고, 방문하는 소수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최소한 사용하는 데 따른 비용은 부담해야 형평에 맞다"고 관람료 조정을 사실상 지시했다. 이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해 관람료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민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공청회 내용 등을 토대로 국민과 함께 논의해 정하겠다"고 밝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인상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