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방출→KIA 테스트 탈락→NPB 외면…결국 코치로 새 출발

2025-12-18 18:07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했던 일본인 좌완 투수 이마무라 노부타카(31)의 도전이 결국 현역 은퇴로 막을 내렸다. KIA 타이거즈의 아시아쿼터 선수 후보로 거론되며 한국 팬들에게도 잠시 이름을 알렸던 그는,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더 이상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냉정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14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현역 연장 의지를 불태웠지만, 차가운 시장의 평가 앞에 결국 유니폼을 벗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아카데미 코치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마지막 도전은 누구보다 절실했다. 지난달 요미우리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그는 곧바로 KIA의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을 직접 찾았다. 아시아쿼터라는 마지막 동아줄을 잡기 위해 캐치볼부터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까지 소화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테스트가 없는 휴식일에도 훈련장을 찾아 KIA 투수들의 훈련을 지켜볼 정도로 그의 의지는 진심이었다. 올해 2군에서 41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91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기에, 그의 도전은 결코 무모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이범호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치진은 고심 끝에 그에게 합격점을 주지 못했다. 좌타자 상대 제구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오른손 타자를 상대하기에는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구속이 아쉬웠다. 특히 좌완 필승조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기에는 전반적인 구위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코치진의 냉정한 판단이었다. 이마무라는 자신의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어필하며 "좌타자를 상대할 때 어려운 느낌은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평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IA뿐만 아니라 다른 KBO 구단들 역시 비슷한 이유로 일찌감치 그를 영입 후보에서 제외한 상태였다.

 

결국 KBO리그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마무라는 일본프로야구(NPB) 트라이아웃에도 참가하며 현역 연장의 꿈을 이어가려 했지만, 그를 불러주는 구단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뒤에야 그는 은퇴를 결심했다. 이마무라는 "올해 몸 상태가 가장 좋았고, 아직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분한 마음도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면서도, "가족과 함께 고민하며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축복받은 야구 인생이었다"며 후회 없이 유니폼을 벗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평소보다 관람객 25% '껑충'…워싱턴DC를 뒤흔든 'K-미술'의 위엄

고 있다. 이는 같은 박물관에서 열렸던 비슷한 규모의 다른 특별전과 비교했을 때 약 25%가량 많은 수치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컬렉션의 높은 예술적 가치가 맞물려 만들어 낸 쾌거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 초반부터 현지 관람객과 주요 언론의 뜨거운 관심이 쏟졌으며, 지금도 관람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이번 전시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는 북미 지역에서 약 40여 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라는 점에서 시작부터 큰 의미를 가졌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한 국보 7건과 보물 15건을 포함해, 한국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고미술과 현대미술 작품 약 330점이 워싱턴의 관람객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황선우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큐레이터는 어린 학생부터 노년층까지 매우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중에서도 사찰 의식에 사용되던 북 받침대인 '법고대'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캐릭터 '더피'와 닮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예상치 못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국 미술에 대한 진지한 탐구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키스 윌슨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아시아미술부장은 "조선 시대 초상화가 보여주는 극도로 섬세한 표현과 높은 완성도에 관람객들이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고 말하며, 이번 전시가 한국 미술의 정수를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뜨거운 관심은 박물관 문화상품, 이른바 '뮷즈(굿즈)' 판매량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청자를 본떠 만든 접시 세트나 '인왕제색도'가 그려진 조명 등 전시 시작과 함께 비치했던 상품들은 개막 단 1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으며, 현재까지 총주문액은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국립중앙박물관과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인왕제색도', '십장생도', '호랑이와 까치' 등 주요 출품작 20건의 고화질 이미지를 삼성 아트 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며 한국 미술의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리고 있다. 워싱턴에서의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 계속되며, 이후 2026년에는 미국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한국의 미를 알리는 해외 순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17일 현지에서 열린 개막 축하 행사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강경화 주미대사 등이 참석해 이번 전시의 성공적인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