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은 대환영, 고우석은 없는 사람…엇갈린 두 운명

2025-12-26 17:25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특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더욱 그렇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이토록 뼈아프게 다가오는 사례가 또 있을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최근 키움 히어로즈 출신 내야수 송성문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는 과정에서,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 고우석을 철저히 외면하며 이러한 현실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구단은 송성문과의 4년 계약 소식을 전하며 그의 커리어 하이 시즌 기록과 KBO 통산 성적을 상세히 소개했지만, 고우석의 이름은 단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보도자료 말미에 "송성문은 김하성에 이어 샌디에이고 역사상 두 번째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명시했다. 1년 전, 송성문과 마찬가지로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던 고우석은 순식간에 팀의 역사에서 지워진 '없는 선수'가 되어버렸다. KBO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라는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던 고우석의 도전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당시 주축 선수로 성장한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으며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장밋빛 미래를 그렸지만, 현실의 벽은 높고 차가웠다.

 


기대와 달리 고우석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공의 무브먼트가 형편없다"는 등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로부터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심지어 한 스카우트는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사용했고, 불행히도 이 예언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결국 스프링캠프 기간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그는 시즌 중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고, 그곳에서도 끝내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며 맞이한 올해 역시 스프링캠프 부상이라는 불운으로 시작했고, 마이너리그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자 또다시 방출의 쓴맛을 봐야 했다.

 

디트로이트로 이적하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았지만, 행운의 여신은 끝내 그를 외면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 44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6.54로 부진했던 그는, 올해 32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4.46으로 수치상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빅리그 콜업을 기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결국 샌디에이고 구단의 보도자료는 고우석의 지난 2년간의 부진이 만들어낸 냉정한 결과물인 셈이다. 이변이 없는 한 내년에도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진 그가 과연 이 설움을 딛고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스크루지' 인형극 공짜! 54년 만의 유물 전시는 덤

터 신비로운 바닷속 풍경, 그리고 의미 있는 역사 전시까지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특히 이번 행사의 핵심인 인형극 '구두쇠 스크루지'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고전 명작을 무대 위에 펼쳐내며,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이번 크리스마스 이벤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무료로 진행되는 인형극 '구두쇠 스크루지' 공연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시 '조개'와 연계하여 준비된 이번 공연은 박물관 1층 대강당에서 오전 11시, 오후 1시, 그리고 오후 3시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관람객들을 만난다. 매회 최대 300명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교훈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두쇠 스크루지가 과거와 현재, 미래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은 아이들에게는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추억을, 어른들에게는 잠시 잊고 있던 동심을 일깨워 줄 것이다.인형극의 감동이 채 가시기 전, 박물관 3층에 위치한 원형 수족관에서는 또 다른 장관이 펼쳐진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10분간 진행되는 '다이버 피딩쇼'는 아쿠아리스트가 직접 수족관에 들어가 해양생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이색 퍼포먼스다. 거대한 수족관 안을 자유롭게 유영하는 다이버와 그를 따르는 수많은 물고기 떼의 모습은 마치 깊은 바닷속 세상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교육적인 효과까지 겸비한 프로그램으로, 인형극과 함께 박물관 방문의 즐거움을 배가시킬 핵심 코스다.공연과 퍼포먼스 외에도 지적인 즐거움을 채울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조개, 카이(かい): 패각에 담긴 한국과 일본의 흔적' 기획전시가 한창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부산 영도 동삼동에서 발굴된 조개 가면이 무려 54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인 부산에서 공개되어 역사적 의미를 더한다.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미디어파사드를 활용한 상호작용형 콘텐츠와 흑백 스티커 사진 촬영 코너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까지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