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걸렸다" 전쟁 중 폭로된 푸틴의 엽기적인 '회춘 성지'
2025-12-31 15:32
전쟁의 포화가 여전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흑해 연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비밀 궁전'을 보유하고 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다. 단순한 별장을 넘어 노화 방지를 위한 첨단 의료 시설과 황금으로 도배된 욕실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현지시간 30일 영국 더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설립한 반부패재단(FBK)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푸틴 대통령의 새로운 아방궁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궁전은 9000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1740억 원 이상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친 뒤 푸틴에게 상납됐다.
'거대한 궁전'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별장은 크림반도 남부 흑해를 내려다보는 케이프 아야(Cape Aya)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본래 2014년 축출된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해 지어지기 시작했으나,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한 이후 소유권이 푸틴의 최측근인 유리·미하일 코발추크 형제에게 넘어갔고, 실제로는 푸틴 대통령이 전용 공간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이 FBK의 주장이다.
이번 폭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푸틴 대통령의 '건강 집착'이 고스란히 드러난 내부 시설이다. FBK는 특히 영하 110도에 달하는 극저온 치료실(Cryotherapy)에 주목했다. FBK 관계자는 주거 공간에 이런 특수 장치를 설치해 이용하는 인물은 우리가 아는 한 푸틴뿐이라며, 그가 이 시설을 이용해 노화 방지와 재생 치료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73세인 푸틴 대통령이 '불로장생'을 꿈꾸며 회춘에 집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별장 부지 안에는 단순한 휴양 시설을 넘어 종합병원 수준의 최첨단 의료 센터도 들어서 있다. 독일과 핀란드에서 들여온 수술용 장비와 마취기, 인공호흡기, X-레이 장비 등이 구비되어 있어 외부의 도움 없이도 긴급 수술과 집중 치료가 가능한 구조다. 이외에도 헬기 착륙장, 개인 산책로, 전용 부두는 물론 백사장을 그대로 옮겨온 인공 해변까지 갖춰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그들만의 요새를 구축했다.
FBK는 이 궁전이 과거 폭로됐던 1조 4천억 원 규모의 겔렌지크 궁전과 동일한 자금 세탁 수법으로 지어졌다고 폭로했다. 서류상으로는 유령 회사들이 소유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대통령 경호국(FSO)의 엄격한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인테리어 사양서에 FSO의 요구 사항이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 그 증거로 제시됐다.
현재 크렘린궁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2021년 '푸틴 궁전' 폭로 당시 러시아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폭로가 전쟁 장기화로 지친 러시아 내부 민심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러시아 정부는 FBK를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하고 핵심 관계자들을 해외로 내쫓았지만, 이들은 유튜브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끊임없이 권력의 부패를 고발하고 있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황금 욕조와 냉동 치료실에 몸을 맡긴 지도자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우리의 세금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분노 섞인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비밀 궁전 이야기는 단순한 사치 의혹을 넘어, 독재 권력이 폐쇄된 공간에서 어떻게 비대해지고 부패해가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 되고 있다. 세계의 시선이 크림반도의 절벽 위, 금빛으로 빛나는 그 차가운 궁전으로 쏠리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수상 기념전 '묻다, 묻다'는 그 정수를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가로 5m, 세로 3m에 육박하는 거대한 걸개그림 '흩어지고 있었어'다. 작가가 키우다 죽은 반려묘의 사체를 떠올리며 그린 이 작품은, 버려진 반투명 천들을 여러 겹 기워 만든 화폭 위에 생명이 빠져나간 몸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눈 감은 고양이의 사체 위로 들끓는 수많은 구더기들은 마치 누런 잔잎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며 소멸의 과정을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흔적으로 시각화한다. 겹겹이 이어진 천의 너울거림은 조명과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도시에서 소외된 비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로 우리를 이끈다.이번 전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노동, 여성, 생태, 사회 문제 등 폭넓은 주제를 자신만의 감각적인 색채와 필선으로 다뤄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지점은 작가의 현재진행형인 실험과 탐구 정신이다. 그 중심에는 전시의 의미를 상징하는 신작 '손'이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수상한 오지호미술상의 주인공, 화가 오지호의 손을 상상하며 그린 것이다. 작가는 오지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품격을 붓을 수직으로 세워 그리는 '중봉'의 필치로 해석했다. 나아가 한국전쟁 당시 오지호가 빨치산으로 활동하며 백운산에 미술 도구를 묻었던 행적을 추적하며, 시대의 부름에 예술가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방정아는 이 '손' 그림을 실제로 백운산 계곡 땅에 묻었다가 다시 꺼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묻다(Bury)'라는 행위를 통해 '묻다(Ask)'라는 질문을 던지는 중의적 퍼포먼스는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를 관통한다.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작가의 끊임없는 자기 갱신 노력이 돋보인다. 2018년 이석증을 앓으며 겪었던 고통스러운 현기증을 담은 자화상적 그림 '이석증'을 기점으로, 그의 화면에는 추상적인 잔선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이 떨리는 듯한 필선은 이후 미군부대의 폐유 문제, 2020년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불안한 내면, 도시의 폭력적 구조 속에 가려진 존재들을 다루는 근작들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며 나타난다. 또한, 속이 비치는 폐천을 여러 겹으로 기워 하늘거리게 만든 걸개그림 형식은 작품이 단순히 벽에 걸린 그림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관객과 서로를 비추고 마주 보게 하는 새로운 관람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작가가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것이 관객과 관계 맺는 방식, 즉 태도까지 얼마나 깊이 고심하는지를 보여준다.이러한 작가의 태도에 대한 성찰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2022년 작 '열정을 대하는 태도'에서 유머러스하게 빛을 발한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에서 거대한 파도를 마주한 사람들의 각양각색 반응을 담은 이 작품은 전시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 파도에 과감히 뛰어드는 사람, 망설이는 사람, 그저 관조하는 사람의 모습들을 통해 작가는 삶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결국 현대미술이 태도를 중시하듯, 방정아는 시대와 삶을 마주하는 자신의 태도를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으로 변주하며 진화해왔다. 이번 전시는 한국 화단에서 누구보다 태도의 윤리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한 실력파 여성 작가의 고투와 성취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