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게 아니라 눈 감은 것"…트럼프, 건강 논란 직접 해명

2026-01-02 18:24

 끊임없이 제기되는 건강이상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입을 열었다. 현지시간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는 6월 만 80세가 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가 자신을 둘러싼 노쇠화 징후 논란에 정면으로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재선 당시 이미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된 그는 인터뷰 내내 "내 건강은 완벽하다"고 수차례 강조하며, 세간의 우려가 과장되거나 왜곡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는 고령의 나이로 국가를 이끄는 것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 국정 장악력에 대한 의구심을 차단하려는 강력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의 중심이 된 구체적인 장면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공식 행사장에서 잠시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어 비판이 일었던 것에 대해 그는 "잠든 것이 아니라 그냥 잠깐 눈을 감는 것일 뿐"이라며, "사람들이 내가 눈을 깜빡이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사진으로 찍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기자들의 질문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되묻는 장면이 반복되며 청력 저하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소란스러운 상황 탓에 가끔 잘 들리지 않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주치의인 숀 바바벨라 해군 대령 역시 "대통령의 청력은 정상이며 보청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공식 소견을 WSJ에 전달하며 트럼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언론 사진에 종종 포착됐던 손등의 검푸른 멍 자국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멍이 혈액을 묽게 하기 위해 25년간 복용해 온 아스피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는 조금 미신을 믿는 편"이라며 "심장에 끈적끈적한 피가 흐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멍 자국이 심각한 질병의 징후가 아닌, 예방적 차원의 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임을 강조했다. 한편, 최근 줄어든 공개 일정과 관련해서는 "나이 때문이 아니라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보좌진에게 직접 회의를 줄이고 집중도를 높일 것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노쇠화에 따른 체력 저하가 아닌, 국정 운영 방식의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의 참모들은 대통령에게 활동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조언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초를 포함해 약 2주간 플로리다에서 휴식을 취할 것을 조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이를 따랐다는 사실은 그의 설명과 다소 배치되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노년까지 활력이 넘쳤던 부모님을 언급하며 "유전자는 매우 중요하다. 나는 매우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말해, 자신의 건강과 에너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재차 피력하며 모든 논란을 일축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파격, 또 파격…끊임없이 자신을 부수는 한 화가의 고투

수상 기념전 '묻다, 묻다'는 그 정수를 보여준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가로 5m, 세로 3m에 육박하는 거대한 걸개그림 '흩어지고 있었어'다. 작가가 키우다 죽은 반려묘의 사체를 떠올리며 그린 이 작품은, 버려진 반투명 천들을 여러 겹 기워 만든 화폭 위에 생명이 빠져나간 몸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눈 감은 고양이의 사체 위로 들끓는 수많은 구더기들은 마치 누런 잔잎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며 소멸의 과정을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흔적으로 시각화한다. 겹겹이 이어진 천의 너울거림은 조명과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도시에서 소외된 비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로 우리를 이끈다.이번 전시는 1990년대 초반부터 노동, 여성, 생태, 사회 문제 등 폭넓은 주제를 자신만의 감각적인 색채와 필선으로 다뤄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의 성격을 띤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지점은 작가의 현재진행형인 실험과 탐구 정신이다. 그 중심에는 전시의 의미를 상징하는 신작 '손'이 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수상한 오지호미술상의 주인공, 화가 오지호의 손을 상상하며 그린 것이다. 작가는 오지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품격을 붓을 수직으로 세워 그리는 '중봉'의 필치로 해석했다. 나아가 한국전쟁 당시 오지호가 빨치산으로 활동하며 백운산에 미술 도구를 묻었던 행적을 추적하며, 시대의 부름에 예술가는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방정아는 이 '손' 그림을 실제로 백운산 계곡 땅에 묻었다가 다시 꺼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묻다(Bury)'라는 행위를 통해 '묻다(Ask)'라는 질문을 던지는 중의적 퍼포먼스는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를 관통한다.형식적인 측면에서도 작가의 끊임없는 자기 갱신 노력이 돋보인다. 2018년 이석증을 앓으며 겪었던 고통스러운 현기증을 담은 자화상적 그림 '이석증'을 기점으로, 그의 화면에는 추상적인 잔선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이 떨리는 듯한 필선은 이후 미군부대의 폐유 문제, 2020년대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불안한 내면, 도시의 폭력적 구조 속에 가려진 존재들을 다루는 근작들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며 나타난다. 또한, 속이 비치는 폐천을 여러 겹으로 기워 하늘거리게 만든 걸개그림 형식은 작품이 단순히 벽에 걸린 그림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관객과 서로를 비추고 마주 보게 하는 새로운 관람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작가가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것이 관객과 관계 맺는 방식, 즉 태도까지 얼마나 깊이 고심하는지를 보여준다.이러한 작가의 태도에 대한 성찰은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2022년 작 '열정을 대하는 태도'에서 유머러스하게 빛을 발한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에서 거대한 파도를 마주한 사람들의 각양각색 반응을 담은 이 작품은 전시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 파도에 과감히 뛰어드는 사람, 망설이는 사람, 그저 관조하는 사람의 모습들을 통해 작가는 삶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태도와 관점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결국 현대미술이 태도를 중시하듯, 방정아는 시대와 삶을 마주하는 자신의 태도를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으로 변주하며 진화해왔다. 이번 전시는 한국 화단에서 누구보다 태도의 윤리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한 실력파 여성 작가의 고투와 성취를 절실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