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발레·연극…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무대가 온다
2026-01-20 13:11
예술의전당이 2026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공연 및 전시 라인업을 발표하며 문화예술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 프로그램은 단발성 기획을 넘어 지속 가능한 레퍼토리 구축에 중점을 둔 중장기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오페라, 발레, 연극, 클래식, 전시 등 다채로운 장르에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주목받는 신예의 무대가 펼쳐진다.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7월에 열리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아리아로 유명한 이 작품은 세계적인 테너 백석종이 칼라프 왕자 역으로 국내 오페라 전막에 데뷔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란도트 공주 역에는 소프라노 에바 플론카가, 지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신임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가 맡는다.

무용계에서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 박세은이 기획한 '우리 시대 에투알 갈라'가 여름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박세은 본인을 비롯해 기욤 디오프, 아망딘 알비송 등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 수석무용수들이 대거 참여하여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등 명작 발레가 연중 관객을 맞이한다.

전시 분야에서는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의 대규모 회고전이 4월부터 8월까지 열린다. 풍만한 인물 표현으로 유명한 그의 유화, 드로잉, 조각 등 110여 점을 통해 작품 세계를 조망한다. 더불어 서예박물관 소장품 특별전과 현대 서예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기획전도 준비되어 있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작가상 수상을 기념하는 자리로, '그리움의 그림자'라는 주제 아래 조각과 회화를 아우르는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김성복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30여 년간 돌과 금속이라는 재료의 본질을 탐구하며 한국 조각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겨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삶은 그 자체로 힘겨운 일'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살아있다는 것을 안식이 아닌, 꿋꿋이 견뎌내야 할 과정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다.이번 전시에서는 화강암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이용한 조각뿐만 아니라, 작가의 또 다른 예술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아크릴 페인팅 회화도 함께 공개된다. 조각이 묵직한 물성으로 삶의 무게를 표현한다면, 회화는 다채로운 색채를 통해 조각과는 다른 감성적 깊이를 더하며 작가의 사유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작품 속 인물들은 강인해 보이지만, 결코 완전무결한 초인이 아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의 영웅이었던 아톰과 한국의 수호신 금강역사를 결합한 독특한 인간상을 통해, 삶의 고단함 속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표현한다. 대표작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속 인물이 쥔 주먹은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간의 꺾이지 않는 의지를 상징한다.그의 작품에는 도깨비 방망이나 해태와 같은 한국적 신화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이는 고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인간의 소망과 스스로 굳건해지고자 하는 마음을 은유하는 장치다. 과장되게 표현된 큰 손과 발은 인물에게 초인적인 힘을 부여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연약한 인간의 초상이기도 하다.김성복 작가는 "살아본 자만이 삶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도 묵묵히 삶을 살아가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무게와 흔적을 돌과 쇠에 새겨 넣는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아름다운 조형물을 넘어,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깊은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