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축구 대표팀, 병역 문제 어쩌나

2026-01-22 12:02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의 여정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2026 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에 0-1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것이다.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출사표가 무색해지는 순간으로, 단순한 1패 이상의 무거운 과제를 남겼다.

 

이번 패배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민성호는 대회 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해외파까지 소집하고도 사우디아라비아에 0-6으로 대패했고, 판다컵에서는 중국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본선 무대에서도 경기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두 살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우즈베키스탄에 완패하는 등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경우의 수를 따지는 수모 끝에 간신히 토너먼트를 밟았다.

 


이처럼 예고된 부진은 당장 9월에 열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 게임을 향한 우려로 직결된다. 한국 축구에 있어 아시안 게임 금메달은 단순한 명예를 넘어, 선수들의 커리어가 걸린 '병역 해결'의 가장 현실적인 무대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아, 한국은 언제나 최고의 전력을 꾸려 총력전을 펼쳐왔다.

 

그 결과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등 현재 A대표팀을 이끄는 핵심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고 유럽 무대에서 중단 없이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는 한국 축구의 황금기를 연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이번 아시안 게임 역시 양민혁, 배준호, 엄지성 등 병역 미필인 유럽파와 국내 유망주들의 합류가 유력하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팬들은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은 물 건너갔다", "이러다 양민혁도 군대 가겠다" 등 싸늘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8개월 뒤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걷잡을 수 없이 어두워질 수 있다.

 

만약 이번 세대가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선수 개인의 가치 하락과 해외 이적 제약은 물론, 한국 축구 전체에도 큰 손실로 이어진다. 이들이 다음 아시안 게임에 다시 도전하게 되면, 그만큼 후배 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강남심포니, 라흐마니노프로 백야의 감성을 깨운다

첫 장을 열며,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아침을 선물한다. 이 음악회는 해설이 곁들여져 클래식의 문턱을 낮춘 기획으로, 이미 지난 시즌 7회 공연 중 5회를 매진시키며 그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이번 시즌의 첫 무대는 '백야(White Nights)'라는 부제 아래, 낮과 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음악으로 그려낸다. 강남심포니의 부지휘자 이탐구가 지휘봉을 잡고, 특유의 부드러운 해설로 사랑받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호스트 아티스트로 참여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러시아 작곡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번 프로그램은 하루의 시작을 차분하고 깊이 있는 감성으로 채울 예정이다.음악회의 포문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가 연다. 가사 없이 오직 선율만으로 인간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이 곡은 듣는 이의 내면을 고요하게 어루만지며 공연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어지는 곡 역시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작인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다. 파가니니의 유명한 선율을 24개의 변주로 풀어낸 이 곡은 화려한 기교와 애절한 서정성이 교차하며, 특히 영화에도 삽입되어 유명해진 18번 변주에서 감정의 절정을 선사한다.협연 무대는 세계적인 콩쿠르를 석권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 김홍기가 맡는다.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스페인 하엔 국제피아노콩쿠르 등에서 1위를 차지한 그는 탄탄한 테크닉과 깊이 있는 해석으로 주목받는 연주자다. 그가 들려줄 라흐마니노프의 열정적인 선율은 이번 공연의 백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근 라흐마니노프 전곡 연주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어 더욱 원숙한 연주를 선보일 전망이다.공연의 대미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음악으로 옮긴 차이콥스키의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이 장식한다. 두 가문의 갈등을 나타내는 격렬한 주제와 두 연인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아름다운 선율이 극적으로 대비를 이루며, 한 편의 대서사시를 음악으로 감상하는 듯한 짙은 여운을 남긴다.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선사하는 이번 '강남마티네콘서트'는 오는 2월 5일 오전 11시,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열린다. 전석 2만 원으로 예스24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