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작정하고 민간인 공격..민간인 17명 사망
2026-02-03 11:59
전 세계가 잠시나마 평화의 기대를 품었던 혹한기 공격 중단 약속이 피로 물든 비극으로 끝났다. 러시아가 미국과의 약속 기한이 끝나기 무섭게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향해 잔혹한 드론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 야간 근무를 마치고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던 광부들과 새 생명을 기다리던 산부인과 병원이 표적이 되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현지시간 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스크주에서 민간 에너지기업 DTEK 소속 광부들을 태운 통근 버스가 러시아 무인기 드론의 정밀 타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성실히 일해온 노동자 12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광부들은 밤샘 교대근무를 끝내고 버스 안에서 지친 몸을 달래며 귀가하던 중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최전선에서 무려 65km나 떨어진 후방 지역으로, 군사 시설과는 전혀 무관한 평범한 일상이 흐르던 곳이었다.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시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도 러시아의 포탄이 떨어졌다. 이 공격으로 검진을 받던 임신부들을 포함해 최소 6명이 다쳤다. 당시 현장에는 분만 중인 임신부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하마터면 갓 태어난 생명들까지 잃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 그것도 산부인과를 겨냥한 공격에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이번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재한 혹한기 공격 중단 기간이 끝나는 마지막 날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계획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극심한 추위 속에서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요청했고 러시아는 이를 2월 1일까지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척하면서, 그 화살을 평범한 민간인과 임산부들에게 돌리는 비열한 방식을 택했다.

이처럼 참혹한 학살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회담은 당초 일정보다 늦춰진 4일과 5일로 연기됐다. 이미 지난달 두 차례의 만남이 있었으나 영토 반환 문제와 종전 조건을 둘러싼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평행선만 달리고 있는 상태다. 이번 민간인 학살 사건이 다가오는 회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랑하는 남편을 기다리던 광부의 가족들과 갓 태어날 아기와의 만남을 꿈꾸던 임신부들에게 이번 2월 1일은 평생 잊지 못할 악몽의 날이 됐다. 평화를 논하는 테이블 뒤에서 드론으로 민간인을 사냥하는 이 잔인한 전쟁이 언제쯤 멈출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압박과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는 격언은 결국 하나의 작품을 어떤 소리의 풍경으로 그려내는가가 연주자 고유의 철학이자 역량임을 방증한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아트센터 개관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슈만의 곡으로 보여준 무대는 이 명제를 다시 한번 증명해낸 경이로운 순간이었다.이날 밤은 클래식 팬들에게 여러 의미로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새롭게 문을 연 평택아트센터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이자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그리고 임윤찬이라는 한국 클래식계의 거장과 신성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특히 1548년 창단되어 세계 최고(最古)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가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대의 무게감은 압도적이었다.지휘봉을 잡은 정명훈은 2012년부터 수석객원지휘자로 깊은 인연을 맺어온 슈타츠카펠레를 이끌며 임윤찬과 함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무대에 올렸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숙성된 독일 정통의 깊은 사운드와 젊은 거장 임윤찬의 예리하고도 섬세한 해석이 조우하며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주었다.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임윤찬이 한국 관객 앞에서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이었다. 비록 2023년 프랑스에서 정명훈의 지휘로 같은 곡을 연주한 경험이 있었으나 국내 팬들에게는 늘 갈증으로 남아있던 레퍼토리였다. 게다가 슈만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이 1845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초연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상기할 때 드레스덴을 뿌리로 둔 악단과 임윤찬의 만남은 그 자체로 거대한 서사를 완성하고 있었다.19세기 당시 화려한 기교만을 앞세운 협주곡들이 유행하던 풍조 속에서 슈만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대립하는 대신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서정성에 집중했다. 임윤찬은 이러한 슈만의 의도를 완벽히 꿰뚫고 있었다. 관악기가 나지막이 던진 선율을 특유의 맑고 투명한 터치로 받아내는 모습은 마치 두 존재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한 음이 가슴을 울리지 않으면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그의 과거 발언처럼 이날의 타건은 음표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숭고한 작업과도 같았다.특히 1악장 후반부의 독주 구간인 카덴차에서 임윤찬의 에너지는 폭발했다. 쉼 없이 몰아치는 건반 위로 응축된 정서가 쏟아져 나오자 객석은 순식간에 그의 환상적인 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격정적인 1악장이 마무리되자 지휘자 정명훈은 곁에 선 임윤찬을 대견한 듯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거장이 신예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이자 무대 위에서 피어난 세대를 초월한 교감의 순간이었다.2악장에서 임윤찬은 다시 절제의 미덕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돋보이기보다는 악단의 소리가 충분히 빛날 수 있도록 여백을 두며 음악의 흐름을 조율했다. 첼로가 이어받은 낭만적인 선율이 공연장 공기를 부드럽게 감쌀 때 임윤찬의 피아노는 그 뒤를 든든하게 받치며 깊은 정서적 울림을 완성했다. 이어지는 3악장에서는 다시 활기 넘치는 리듬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연주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 음의 잔향이 사라지기도 전에 객석 곳곳에서는 뜨거운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명훈은 환희에 찬 표정으로 임윤찬을 꼭 안아주었고 임윤찬 역시 수줍은 미소와 함께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쏟아지는 환호에 화답하며 다시 건반 앞에 앉은 임윤찬은 앙코르곡으로 고다르의 조슬랭의 자장가를 선택했다. 앞선 협주곡의 격정적인 에너지를 차분하게 달래주는 감미로운 여운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되었다.공연 후반부에서는 정명훈과 슈타츠카펠레가 독일 정통 사운드의 위엄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으로 시작해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이어지는 레퍼토리는 공연장의 개관을 축하하는 화려한 축포와 같았다. 특히 금관 악기의 웅장한 포효와 현악기군의 정교한 앙상블은 새로 개관한 평택아트센터의 훌륭한 음향 설계와 만나 더욱 선명하게 각인됐다.소리가 공간 안에서 흩어지지 않고 선명하게 맺히는 평택아트센터의 홀은 첫 무대부터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대 양옆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가 관객의 몸을 감싸 안듯 퍼져나가는 입체적인 공간감은 향후 이 공연장이 경기 남부권의 새로운 클래식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예고했다.새로운 공간의 문이 열리는 역사적인 날에 임윤찬이 남긴 슈만의 선율은 단순한 연주를 넘어 하나의 상징으로 남았다. 관객들은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소리의 풍경을 가슴에 담으며 음악이 주는 위로와 환희를 만끽했다. 젊은 천재가 그려낸 슈만의 낭만은 그렇게 평택의 밤을 금빛으로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