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아니면 파국" 민주당, 오늘 '1인 1표' 운명의 표결

2026-02-03 13:45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둘러싸고 거센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당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1인1표제 도입 여부를 결정지을 운명의 날이 밝았다. 3일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 투표 결과는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신임 투표 성격까지 띠고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정청래 대표가 전격적으로 제안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정 대표의 제안이 당내에서 예상보다 큰 파열음을 낳으면서, 이날 중앙위 표결 결과가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당 일각에서는 1인1표제 추진과 합당 제안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대표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자기 정치용이 아니냐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1인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당헌 개정안에 대한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인1표제는 전당대회 등 주요 선거에서 기존 대의원에게 부여되던 가중치를 폐지하고 모든 당원에게 균등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정 대표가 당원 주권주의 실현을 명분으로 내세운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이번 안건이 통과될 경우 당장 오는 8월 전당대회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투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해당 안건은 지난해 12월 이미 한 차례 부결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중앙위원들은 충분한 숙의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과 정 대표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표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로부터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시도되는 이번 표결에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이라는 더 큰 변수가 추가되면서 당내 반발 기류가 더욱 거세진 형국이다.

 

비판론자들은 정 대표의 갑작스러운 합당 제안이 지방선거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결과적으로 정 대표의 정치적 이익과 결부된 카드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날 표결 결과는 현시점 정 대표의 리더십을 바라보는 당 내부의 냉정한 평가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 대표도 급히 진화에 나섰다. 전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합당에 반기를 든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을 잇달아 만나며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 대표는 이언주, 황명선 최고위원을 만난 데 이어 강득구 최고위원과도 접촉할 예정이며, 합당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와의 간담회도 추진하며 소통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정 대표가 여러 단위의 의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당내 파열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당으로서 민생을 돌봐야 할 시기에 소모적인 권력 투쟁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금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질 경우 아무것도 남지 않는 노인과 바다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 역시 지선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실었다.

 

친명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성명을 통해 졸속 합당 추진을 중단하고 지선 이후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하며 전 당원 서명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당원들이 멈추라고 하면 멈출 것이라며 당원의 뜻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 한민수 의원은 당원들의 판단에 따라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날 발표될 중앙위 투표 결과는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의 혁신안이 힘을 얻어 합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아니면 당내 강력한 저지선에 막혀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게 될지 온 국민의 시선이 민주당 중앙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박강현의 충격 고백, “‘라이프 오브 파이’의 진실은 이것”

영화로 이미 검증된 서사에 숨 막히는 무대 연출이 더해진 이 작품의 한가운데, 배우 박강현이 이야기의 열쇠를 쥔 소년 ‘파이’로 서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관객들을 자신만의 바다로 이끈다.극의 핵심은 ‘파이’가 들려주는 두 가지의 상반된 생존기다. 하나는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그리고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호랑이와 함께 표류했던 경이롭고도 잔혹한 동물 우화다. 다른 하나는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네 명의 인간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를 파멸로 이끄는 참혹한 비극이다. 박강현이 연기하는 ‘파이’는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들려준 뒤, 어떤 것을 믿을지는 듣는 이의 몫으로 남긴다.배우 박강현 자신도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앞에서 깊은 고뇌를 거듭한다. 그는 배우로서 하나의 진실을 단정 짓기보다, 두 이야기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첫 번째 이야기, 즉 호랑이와의 기묘한 동행에 조금 더 기울어 있다. 이는 ‘파이’가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그로 인한 환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그 기억이야말로 ‘파이’가 간직하고 싶은 유일한 진실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하지만 박강현은 자신의 해석을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매일 밤 무대 위에서 관객의 호흡과 상대 배우의 에너지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선택을 내린다. 어떤 날은 호랑이와의 교감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또 어떤 날은 인간들의 비극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그날의 진실을 완성해나가는 유기적인 생명체와 같다.이 작품의 백미는 단연 무대 위에 구현된 거대한 퍼펫(인형)들이다. 숙련된 배우들의 조종으로 살아 움직이는 호랑이와 다른 동물들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그 자체로 감정과 생명력을 지닌 또 다른 배우로서 극의 몰입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박강현은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책이나 영화보다 공연을 통해 이 이야기를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과 감동이 훨씬 클 것이라고 자신한다.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이자 비영어권 첫 프로덕션이라는 타이틀을 단 한국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의 섬세한 연기와 압도적인 무대 기술이 결합해, 관객에게 ‘믿음’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서울에서의 여정을 곧 마무리하고, 3월에는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그 경이로운 항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