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서의 ‘상수’가 된 중국, 서방의 딜레마가 시작됐다
2026-02-04 12:00
최근 야만두 오르시 우루과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국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자국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내용의 대대적인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이는 서반구에 대한 전통적인 영향력을 주장해 온 미국을 겨냥하면서, 중국식 협력 모델의 우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중국 관영매체는 오르시 대통령의 방중이 "평등과 호혜에 기반한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의 협력이 굳건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일부 국가가 라틴아메리카를 자신의 ‘뒷마당’처럼 여기는 것과 달리, 중국은 어떤 정치적 조건도 없이 진심을 다해 협력해왔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자국을 노골적으로 비교했다.

우루과이 대통령의 방문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각국 정상들의 방중 릴레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한국, 영국, 캐나다 등 6개국 정상이 중국을 찾았으며, 이는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 ‘현실주의’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대외 정책이 동맹국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사이, 중국이 그 틈을 파고들며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보여준 중국의 행보에 대한 깊은 불신이 여전하지만, 경제적 실리와 국제 정세의 안정이라는 현실적 필요 때문에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설명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영화로 이미 검증된 서사에 숨 막히는 무대 연출이 더해진 이 작품의 한가운데, 배우 박강현이 이야기의 열쇠를 쥔 소년 ‘파이’로 서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관객들을 자신만의 바다로 이끈다.극의 핵심은 ‘파이’가 들려주는 두 가지의 상반된 생존기다. 하나는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그리고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호랑이와 함께 표류했던 경이롭고도 잔혹한 동물 우화다. 다른 하나는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네 명의 인간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를 파멸로 이끄는 참혹한 비극이다. 박강현이 연기하는 ‘파이’는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들려준 뒤, 어떤 것을 믿을지는 듣는 이의 몫으로 남긴다.배우 박강현 자신도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앞에서 깊은 고뇌를 거듭한다. 그는 배우로서 하나의 진실을 단정 짓기보다, 두 이야기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첫 번째 이야기, 즉 호랑이와의 기묘한 동행에 조금 더 기울어 있다. 이는 ‘파이’가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그로 인한 환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그 기억이야말로 ‘파이’가 간직하고 싶은 유일한 진실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하지만 박강현은 자신의 해석을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매일 밤 무대 위에서 관객의 호흡과 상대 배우의 에너지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선택을 내린다. 어떤 날은 호랑이와의 교감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또 어떤 날은 인간들의 비극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그날의 진실을 완성해나가는 유기적인 생명체와 같다.이 작품의 백미는 단연 무대 위에 구현된 거대한 퍼펫(인형)들이다. 숙련된 배우들의 조종으로 살아 움직이는 호랑이와 다른 동물들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그 자체로 감정과 생명력을 지닌 또 다른 배우로서 극의 몰입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박강현은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책이나 영화보다 공연을 통해 이 이야기를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과 감동이 훨씬 클 것이라고 자신한다.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이자 비영어권 첫 프로덕션이라는 타이틀을 단 한국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의 섬세한 연기와 압도적인 무대 기술이 결합해, 관객에게 ‘믿음’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서울에서의 여정을 곧 마무리하고, 3월에는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그 경이로운 항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