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건 진열 말라"…대형마트, 설 선물세트 전략 대수정

2026-02-05 12:23

 올해 설 명절 선물 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가성비'였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명절 선물세트 선택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주요 대형마트의 사전 예약 판매 기간 동안 실속형 상품이 기록적인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3사가 집계한 사전 예약 판매 실적에 따르면, 공통적으로 5만 원 미만의 중저가 선물세트가 전체 매출 신장을 견인했다. 특히 2~3만 원대 가공식품이나 견과류 세트 등 부담 없는 가격대의 상품군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소비자들의 팍팍해진 주머니 사정을 증명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는 것을 넘어,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도 높은 선물을 구매하려는 실속 소비 경향이 명절까지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전 예약 기간에 제공되는 할인 혜택을 활용해 미리 대량으로 선물을 준비하는 법인 고객이 급증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확인한 대형마트들은 본격적인 본판매 시즌을 맞아 가성비 상품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 대신,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의 상품을 전면에 내세워 명절 대목 공략에 나선다.

 


각 사는 구체적인 물량 조정을 통해 이러한 전략을 실행에 옮긴다. 롯데마트는 5만 원 미만 선물세트 종류를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리고, 과일 세트의 절반을 실속형으로 채웠다. 홈플러스는 전체 상품의 80% 이상을 6만 원 미만으로 구성했으며, 특히 가격이 안정된 배 세트를 주력으로 내세웠다.

 

이마트 역시 10만 원 미만 상품군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본판매에서는 제철 과일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산 세트를 주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본격적인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가성비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치열한 판촉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박강현의 충격 고백, “‘라이프 오브 파이’의 진실은 이것”

영화로 이미 검증된 서사에 숨 막히는 무대 연출이 더해진 이 작품의 한가운데, 배우 박강현이 이야기의 열쇠를 쥔 소년 ‘파이’로 서서 관객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관객들을 자신만의 바다로 이끈다.극의 핵심은 ‘파이’가 들려주는 두 가지의 상반된 생존기다. 하나는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그리고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호랑이와 함께 표류했던 경이롭고도 잔혹한 동물 우화다. 다른 하나는 난파선에서 살아남은 네 명의 인간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를 파멸로 이끄는 참혹한 비극이다. 박강현이 연기하는 ‘파이’는 이 두 가지 이야기를 모두 들려준 뒤, 어떤 것을 믿을지는 듣는 이의 몫으로 남긴다.배우 박강현 자신도 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앞에서 깊은 고뇌를 거듭한다. 그는 배우로서 하나의 진실을 단정 짓기보다, 두 이야기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첫 번째 이야기, 즉 호랑이와의 기묘한 동행에 조금 더 기울어 있다. 이는 ‘파이’가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그로 인한 환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그 기억이야말로 ‘파이’가 간직하고 싶은 유일한 진실일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하지만 박강현은 자신의 해석을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매일 밤 무대 위에서 관객의 호흡과 상대 배우의 에너지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선택을 내린다. 어떤 날은 호랑이와의 교감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고, 또 어떤 날은 인간들의 비극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처럼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그날의 진실을 완성해나가는 유기적인 생명체와 같다.이 작품의 백미는 단연 무대 위에 구현된 거대한 퍼펫(인형)들이다. 숙련된 배우들의 조종으로 살아 움직이는 호랑이와 다른 동물들은 단순한 소품을 넘어, 그 자체로 감정과 생명력을 지닌 또 다른 배우로서 극의 몰입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박강현은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책이나 영화보다 공연을 통해 이 이야기를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과 감동이 훨씬 클 것이라고 자신한다.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이자 비영어권 첫 프로덕션이라는 타이틀을 단 한국의 ‘라이프 오브 파이’는 배우의 섬세한 연기와 압도적인 무대 기술이 결합해, 관객에게 ‘믿음’의 본질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서울에서의 여정을 곧 마무리하고, 3월에는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그 경이로운 항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