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특검 논란에 정청래 리더십 '흔들'

2026-02-09 13:33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놓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당 지도부가 합당 논의에 불을 지폈으나, 당내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지면서 오는 10일 열릴 의원총회에서야 당의 공식 입장이 정리될 전망이다. 여기에 부적절한 인사를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했다는 논란까지 더해지며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합당에 대한 반대와 신중론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중도층과 2030 세대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싫다는 결혼을 강제로 끌고 갈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갈등을 키우는 사안은 신속히 정리해야 한다"며 민생에 집중할 것을 촉구, 사실상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반발은 지도부 외부에서도 거세다. 조국 대표가 오는 13일까지 입장을 정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박홍근 전 원내대표는 정청래 대표가 절차적으로 미숙하게 일을 처리해 내부 동력을 상실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특히 그는 당원 투표로 가더라도 찬반이 엇갈려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의 또 다른 축에는 '2차 종합특검 후보 추천'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이성윤 최고위원이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가 과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인단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내 비판이 쏟아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를 "뼈아픈 실책"이라 규정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당에 대한 신뢰와 원칙이 무너졌다"며 지도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내 갈등 상황을 의식한 듯 연일 메시지를 내고 있다. 신장식 최고위원은 "사익이 아닌 '인의'를 지켜야 한다"며 소모적 논쟁을 비판했고, 박병언 선임대변인은 인물 비방이 아닌 정책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13일 전까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이 타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역시 설 연휴 전에는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 10일 의원총회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합당 추진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사태는 정청래 지도부의 리더십에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 당내 소통 부재와 절차적 정당성 논란, 여기에 특검 후보 추천 파문까지 겹치면서 지도부를 향한 비판적 기류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의원총회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분열된 당내 여론을 수습하고 국면을 관리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는 온전히 지도부의 몫으로 남았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10년 뒤 컬렉터를 만드는 아트페어의 비밀 무기

' 컬렉터의 시간과 자원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단순히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아트페어들은 이제 현재와 미래의 고객을 동시에 붙잡기 위한 정교한 전략 설계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 첫 번째 전략은 '현재의 고객'을 단단한 팬으로 만드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일회성 티켓 구매자를 넘어, 페어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프리즈의 '프리즈 91'이나 키아프의 멤버십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단순한 입장권 제공을 넘어, VIP 프리뷰 우선 입장, 작가와의 대화, 프라이빗 행사 참여 등 '컬렉터'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과 네트워크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며 강력한 소속감을 부여한다.이는 갤러리들의 반복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핵심 장치이기도 하다. 높은 부스 비용을 지불하고 참가하는 갤러리 입장에서 판매 성과가 없다면 3년을 버티기 힘들다. 멤버십을 통해 구매력 있는 컬렉터 풀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어 있다는 믿음은, 갤러리들이 해당 페어를 계속해서 선택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된다. 결국 잘 설계된 멤버십은 페어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의 초석인 셈이다.그러나 현재의 컬렉터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장기적인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시장의 파이를 근본적으로 키우기 위한 두 번째 전략, 바로 '미래의 고객'을 키워내는 키즈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이는 당장의 수익이 아닌, 10년, 20년 후 미술 시장을 이끌어갈 잠재적 컬렉터를 양성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다.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이 VIP 라운지 가장 좋은 곳에 키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키즈 프로그램의 핵심은 단순한 미술 체험이나 아이 돌봄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는' 기술이 아닌, 작품을 '보고 선택하는' 감각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이들은 작품을 편견 없이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왜 이 작품에 끌리는지를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컬렉터의 시선'을 내재화하게 되며, 이는 부모 세대에게도 신선한 자극을 주어 온 가족이 미술을 즐기는 문화를 만든다.결국 포화 상태에 이른 아트페어 시장에서 살아남는 곳은 단기적인 판매 성과에만 매달리는 곳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잇는 정교한 관계 설계에 성공한 곳이 될 것이다. 현재의 컬렉터와는 멤버십으로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키즈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의 컬렉터를 키워내는 투트랙 전략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