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버린 김민석, 헝가리 유니폼의 무게

2026-02-19 13:20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빙판을 누볐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민석이 이제는 낯선 헝가리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섰다. 음주운전이라는 큰 과오를 뒤로하고 국적까지 바꾸며 나선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그의 주종목 1500m 레이스 결과에 모든 이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민석에게 1500m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종목이다. 아시아 선수에게는 불모지로 여겨졌던 이 종목에서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2회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질주는 국민적 자부심 그 자체였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의 선수 인생은 2022년 7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송두리째 바뀌었다. 진천선수촌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고, 이로 인해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로부터 장기간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법원 역시 벌금형을 선고하며 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국내에서의 선수 생명이 사실상 끊기자 그는 헝가리 귀화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선택했다. 국내 징계를 모두 소화하며 자숙하는 대신, 국적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 선택은 곧바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도피성 귀화"라는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하게 만들었다.

 


차가운 시선 속에서 시작된 밀라노 올림픽은 그에게 결코 녹록지 않았다. 먼저 출전한 1000m 경기에서는 11위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심지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한국의 신예 선수보다도 뒤처진 기록이었다. 주종목에서의 명예회복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1500m 레이스 출발선에 선다. 훈련 파트너조차 마땅치 않아 한때 동료였던 한국 선수들과 함께 연습해야 하는 처지다. 과연 그가 비난을 무릅쓰고 선택한 길이 시상대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의 마지막 질주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별세한 이해찬의 회고록, 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 등극

별세 소식과 맞물리며 판매량으로 직결, 4주간 이어지던 외서의 독주를 멈춰 세웠다.'이해찬 회고록'의 1위 등극은 그의 정치적 삶을 재조명하려는 독자들의 추모 열기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구매 독자층은 40대에서 60대 이상에 이르는 중장년층이 압도적이었으며, 그중에서도 50대 남성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고인의 마지막 기록을 찾았다. 이는 한국 현대 정치사의 중심에 있던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관심이 집중된 현상으로 풀이된다.비소설 분야에서는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역주행이 있었다. '큰별쌤'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 특별 합본판이 7위에 오르며 순위권에 깜짝 등장한 것이다. 이는 최근 치러진 한국사능력시험 이후 저자가 직접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온라인 사인회가 수험생을 비롯한 젊은 독자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낸 덕분이다.이번 주 차트에서도 한국 소설의 저력은 여전했다.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이 4위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오랜 기간 사랑받는 양귀자의 '모순'은 6위에 오르며 스테디셀러의 힘을 증명했다. 김애란의 신작 '안녕이라 그랬어' 역시 8위에 안착하며 독자들의 기대를 입증했다.상위 10위권 내에는 조현선의 '나의 완벽한 장례식'(9위), 성해나의 '혼모노'(10위) 등 신진 작가들의 작품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는 특정 작가나 작품에 쏠리지 않고 다양한 한국 소설이 꾸준히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한편, 10위권 밖에서는 정유정 작가의 대표작 '내 심장을 쏴라'가 재출간과 동시에 17위로 순위에 진입하는 저력을 보였다. 특히 이 책은 구매자의 90% 이상이 여성 독자로 나타나, 특정 독자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는 작품의 힘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