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600 돌파, 반도체 업고 7870까지 가나

2026-02-19 13:46

 국내 주식 시장이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부터 뜨겁게 달아오르며 코스피 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5600선 고지를 점령했다. 이러한 전례 없는 강세의 중심에는 단연 반도체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이끌며, 이제 한국 증시는 반도체 산업의 성과에 따라 전체의 방향이 결정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가 불과 두 달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그 변화의 거의 모든 것을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냈다. 2026년과 2027년 코스피 전체 순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5%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 코스피의 이익 사이클이 사실상 반도체를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풍부한 유동성이 기름을 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자금이 풀려 사상 최고 수준의 유동성을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증시 주변에도 투자처를 기다리는 대기 자금이 100조 원을 넘어서며 굳건히 버티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이익 성장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환경은 주식의 가치가 근본적으로 재평가되는 강력한 상승장의 전형적인 조건으로 꼽힌다.

 

향후 코스피의 향방을 예측하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첫 번째 보수적인 시나리오는 반도체 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과거 실적이 연속으로 증가했던 시기의 평균 하단 수준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의 상승 여력을 종합하면 코스피 지수는 현재보다 약 20%가량 높은 665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훨씬 낙관적인 두 번째 시나리오는 과거 반도체 호황기 시절 기록했던 최고 수준의 PER을 적용한다. 시장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의 가치를 반영하는 이 모델에 따르면, 코스피는 무려 43%의 추가 상승 잠재력을 가지며 지수 상단이 7870선까지 열릴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으로 이어진다.

 

물론 글로벌 금리 변동이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지속 여부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지만, 시장은 이번 5600선 돌파를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닌,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이익을 내면서도 여전히 해외 경쟁사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 역시 추가 상승의 기대를 더하는 요인이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인사동에서 꼭 봐야 할 '시간을 엮는' 그림 전시

간과 기억, 감정의 지층을 파고드는 작가의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선보이는 자리다. 작가는 색과 선의 무수한 중첩을 통해 도시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다.김란의 캔버스는 두 가지 시선을 요구한다. 멀리서는 질서정연한 도시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지만, 한 걸음 다가서는 순간 캔버스를 가득 메운 실오라기 같은 선들의 압도적인 밀도와 마주하게 된다. 이 풍경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작가가 전국을 다니며 마주한 실제 장소들에서 비롯됐다.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이라는 필터를 거친 도시의 모습은 캔버스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풍경으로 재탄생한다.작품 속에는 사람이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작가는 빛의 섬세한 표현과 건물들의 밀도 조절을 통해 그 공간을 스쳐간 무수한 삶의 흔적과 이야기를 암시한다. 특히 하늘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듯한 '버드뷰' 구도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묘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아련한 향수(노스탤지어)에 젖게 만든다.작업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수행과 같다. 캔버스에 밑그림을 그린 뒤 모르타르 미디엄을 섞어 질감을 만들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수만 번의 선을 반복적으로 쌓아 올린다. 푸른색, 붉은색, 혹은 흑백의 단색으로 쌓인 색층은 특정 시간대의 빛을 머금은 듯, 기억 저편에 남은 감정의 잔상을 화면 위로 불러온다.한 미술 전문가는 김란의 작업을 두고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하나의 직물처럼 엮어내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캔버스의 측면까지 쉼 없이 이어지는 선의 흔적들은 이 작품을 위해 작가가 쏟아부은 엄청난 시간과 노동의 깊이를 묵묵히 증명한다.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관람객 각자의 마음속에 봉인된 기억을 꺼내 보는 계기가 되고, 따뜻한 위로의 상징으로 다가가기를 희망한다. 이번 전시는 도시라는 공간에 스며든 시간의 결을 따라 작가의 감각과 관람객의 기억이 어떻게 조우하고 공명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