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징계' 시련, 실력으로 넘었다... 돌아온 이해인의 증명
2026-02-20 10:52
20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 마지막 스핀이 멈추고 음악이 끝나자, 이해인(21·고려대)은 그대로 차가운 은반 위에 등을 대고 드러누웠다. 관중석에서는 탄성과 박수가 쏟아졌지만, 그는 잠시 눈을 감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것은 단순한 체력 소진이 아니었다. 지난 2년, 자신을 짓눌러왔던 거대한 억울함과 시련의 무게를 비로소 내려놓는 ‘해방의 의식’이었다.‘김연아 키즈’의 선두 주자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천재, 그리고 다시 올림픽 무대까지. 이해인이 써 내려간 4분여의 프리스케이팅은 단순한 경기가 아니라, 한 편의 생존였다.
이해인은 이날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4.15점, 예술점수(PCS) 66.34점을 합쳐 140.49점을 받았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70.07점)을 더한 총점은 210.56점. 최종 순위는 8위였지만, 내용은 금메달감이었다. 쇼트와 프리 모두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점수를 갈아치웠고, 단 하나의 실수도 없는 ‘클린 연기’를 펼쳤다.

이해인의 올림픽 여정은 가시밭길 그 자체였다. 2018년 주니어 그랑프리 메달을 따며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올림픽의 문턱은 높았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본인이 출전권 2장을 따오고도 정작 선발전 난조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2024년에 찾아왔다. 국외 전지훈련 도중 불거진 음주 및 후배 성추행 의혹.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그에게 ‘자격 정지 3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선수 생명 사형 선고였다. 그러나 이해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법정 싸움을 통해 후배와 연인 관계였음을 입증했고,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과 무효 판결을 이끌어냈다.
“다시는 빙판에 서지 못할 줄 알았다”던 그는, 복귀 후 보란 듯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며 자신의 무죄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 꿈의 무대에서 이해인은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 그는 “빙판 위는 오직 나만의 시간이었다. 그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즐겼다”고 했다. 억울함에 눈물 흘리던 소녀는 이제 “엄마랑 젤라토를 먹으러 가고 싶다”며 해맑게 웃는 스물한 살 청춘으로 돌아왔다.

밀라노의 빙판은 차가웠지만, 그 위에 누운 이해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시련은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고, 오히려 더 단단한 ‘강철 나비’로 만들었다. 이해인의 ‘진짜 피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동시에 질문을 던진다. 화제의 드라마 ‘굿 파트너’의 극본을 쓰고 최근 시간 관리 비법을 담은 책 ‘마일리지 아워’를 펴낸 최유나 변호사의 이야기다.그녀에게 글쓰기는 처음부터 작가라는 목표를 향한 과정이 아니었다. 첫아이 출산 후 변호사 업무와 육아의 무게에 짓눌려 기억마저 희미해졌던 시절, 글쓰기는 버거운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한 생존 수단이자 유일한 숨통이었다. 그렇게 ‘살기 위해’ 6년간 써 내려간 3천 장의 원고가 드라마 ‘굿 파트너’의 초석이 되었다.극한의 상황 속에서 터득한 생존 전략은 체계적인 시간 관리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그녀는 저서 ‘마일리지 아워’를 통해 매일 짧은 시간을 투자해 미래를 위한 동력을 비축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 책은 출간 2개월 만에 2만 부 이상 판매되며, 비슷한 고민을 가진 독자들에게 뜨거운 공감을 얻었다.그녀의 시간 관리법 핵심은 완벽주의를 버리고 ‘실행’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감 시간을 설정해 집중도를 극대화하고, 이동 중이나 자투리 시간에는 메일 확인 같은 작은 업무를 처리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는 욕심 대신 중요한 일 서너 가지에 집중하고, 거절을 통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놀랍게도 그녀는 타고난 ‘성실파’가 아니었다. 대학 시절에는 어떤 결심도 한 달을 넘기지 못했고, 로스쿨에서는 전교 꼴찌에 가까운 성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막막함 속에서 ‘3년간 가장 늦게까지 공부하기’라는 꾸준함을 억지로 실천했고, 결국 상위권으로 졸업하며 노력으로 꾸준함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현재 그녀는 ‘굿 파트너2’의 대본 집필에 매진하며 또 다른 마일리지를 쌓고 있다. 이미 이룬 것을 즐기라는 주변의 말에도 ‘아직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말하는 그녀의 행보는 시간과 역할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준다. 독자들의 모든 댓글을 다음 작품의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그녀의 여정은 이제 막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