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내 일자리를…" 울산 덮친 '아틀라스 공포'

2026-03-09 13:20

 현대자동차가 추진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도입 계획이 '자동차 도시' 울산 전체를 거대한 불안감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공장 노동자들은 물론,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 자영업자들까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미래가 예상보다 빨리 닥칠 것이라는 공포에 휩싸였다.

 

불안감은 현대차 생태계의 가장 약한 고리인 협력업체에서 가장 먼저 감지된다. 이미 코로나 시기보다 납품 트럭 수가 줄었다는 현장의 증언이 나오는 가운데, 로봇 도입으로 24시간 무인 공장이 현실화되면 부품을 납품하는 수많은 협력업체의 연쇄 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공장 내부의 분위기는 더욱 복잡하다. 과거 자동화 공정 도입으로 계약 해지를 경험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동화의 칼날이 가장 먼저 자신들을 향할 것이라고 예감한다. 로봇 도입이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고용 불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 앞에 노동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불안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세대 간의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난다. 기성세대가 노조를 중심으로 한 단결과 투쟁을 외치는 반면, 어렵게 '킹산직'에 입성한 젊은 MZ세대 직원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한다. 이들은 어학 공부나 자격증 취득으로 자기 계발에 몰두하거나, 주식 투자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로봇이 불러온 공포는 공장 담벼락을 넘어 울산 지역 경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현대차 직원들의 소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인근 상권의 자영업자들은 '로봇은 당구를 치러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쉰다. 과거 조선업 불황으로 쇠락한 동구의 전철을 북구가 그대로 밟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도시 전체를 감돌고 있다.

 

노동자들은 기술의 발전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들은 로봇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중재에 나서 사람과 기술이 공존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호소한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존권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외침이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고흐에게 기차는 소음이었나, 아니면 축복이었나?

풍경을 가로지르는 육중한 쇳덩어리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시대의 역동성과 변화를 상징하는 새로운 미학적 주제로 포착했다.빈센트 반 고흐에게 기차는 삶과 예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존재였다. 그가 파리를 떠나 남프랑스 아를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철도망 덕분이었으며, 동생 테오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예술적 교감을 나눈 것 역시 철도 우편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의 대표작 '노란 집'의 배경에 기차가 그려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그의 집은 기찻길 옆에 위치해 저렴한 임대료의 원인이자, 그의 일상 속 소음과 활기의 원천이기도 했다.인상파 화가들 역시 기차라는 새로운 소재에 매료되었다. 클로드 모네는 파리의 생 라자르 역을 연작으로 그리며 역동적인 도시의 심장부로 들어온 증기기관차의 순간적인 인상을 포착했다. 폴 세잔 또한 고향의 생트빅투아르 산을 그린 여러 작품에 철도 교량과 기차를 그려 넣어, 고요한 자연 속에 스며든 문명의 변화를 담담하게 기록했다.산업혁명의 본고장 영국에서는 기차가 더욱 드라마틱한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윌리엄 터너의 걸작 '비, 증기, 속도-대서부 열차'는 맹렬한 속도로 비바람을 뚫고 질주하는 증기기관차의 압도적인 힘과 속도감을 화면에 폭발적으로 담아냈다. 이는 자연의 힘과 기계 문명의 힘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터너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의 시대상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지붕이 없는 객차에서 비와 증기를 온몸으로 맞는 승객들의 모습은 경이로운 속도감을 체험하는 당대 사람들의 경험을, 기차 소리에 놀라 달아나는 토끼의 모습은 새로운 문명 앞에서 놀란 자연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이처럼 19세기 화가들의 캔버스에 등장한 기차는 단순한 풍경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것은 낡은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는 거대한 전환기를 살아간 예술가들의 시선을 담은 역사적 기록물이다. 그들의 그림은 기계 문명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했던 시대의 공기를 오늘날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