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다리 위로 6개국 셰프들이 모인 까닭

2026-03-10 12:56

 울산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울산교가 세계 6개국의 미식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리 위에 조리 시설과 식사 공간을 모두 갖춘 '울산 세계음식문화관'이 문을 열고 시민과 관광객 맞이를 시작했다.

 

울산교 상부에 들어선 4개 동의 가설건축물은 태화강의 수려한 경관과 도심의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식사 공간을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우즈베키스탄, 멕시코, 태국, 베트남, 일본, 이탈리아 등 6개국의 현지 특색이 담긴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각 건물은 테마에 따라 분리 운영된다. 1호관은 노인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해울이카페'가, 2호관부터 4호관까지는 각각 두 나라의 음식을 함께 선보이는 음식점이 입점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은 울산시와 우호 협력 관계인 페르가나주와의 인연을 살려 울산시설공단이 현지 요리사를 직접 고용해 운영의 전문성을 더했다.

 

메뉴는 각 나라의 대표 음식들로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태국 음식점은 팟타이, 쏨땀 등 11가지 메뉴를 2,500원에서 1만 5,500원 사이의 가격으로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빵 '논'과 볶음 요리 '갈란드스키' 등 이색적인 메뉴도 맛볼 수 있으며, 이탈리아 음식점의 피자는 조각당 9,000원, 한 판에 3만 6,000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역사적 의미도 깊다. 세계음식문화관이 자리한 울산교는 1930년대에 건설되어 옥교동과 신정동을 잇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하다 1994년부터 보행자 전용 다리로 이용되어 온, 울산의 근현대사를 품은 장소다. 이곳에 다문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울산시는 이번 세계음식문화관 개관을 통해 지역 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태화강 국가정원과 연계한 새로운 생태 관광 코스를 개발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곳이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지는 울산의 새로운 상징물이자 시민들의 일상 속 쉼터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미술관을 발칵 뒤집은 ‘여성의 누드’를 둘러싼 모든 것

스타브 쿠르베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신화나 종교가 아닌, 자신이 직접 보고 경험한 현실의 민낯을 화폭에 담아 예술계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쿠르베의 붓은 언제나 평범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했다. 당시 거대한 캔버스는 영웅이나 신들의 서사를 위해 독점적으로 사용되었지만, 그는 그 특권을 이름 없는 노동자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었다. 길가에서 돌을 깨는 인부의 고된 노동(‘돌 깨는 사람들’)과 시골 마을의 평범한 장례식 풍경(‘오르낭의 장례식’)을 기념비적인 크기로 그려내며, 일상의 현실을 예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그의 반항적인 시선은 여성의 누드를 그릴 때 더욱 도발적으로 빛났다. 이상적으로 가공된 매끈한 여신이 아닌, 살집 있고 현실적인 시골 여성의 몸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목욕하는 여인들’은 엄청난 스캔들을 낳았다. 평단은 ‘저속하다’고 비난했지만, 쿠르베는 꾸며진 아름다움을 거부하고 벌거벗은 진실을 담아내는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굳건히 지켜나갔다.이러한 쿠르베의 대담함은 한 은밀한 의뢰로 이어졌다. 오스만 제국의 외교관이자 열렬한 누드화 수집가였던 칼릴 셰리프 파샤는 쿠르베에게 세상에서 가장 노골적인 그림을 주문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여성의 성기를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세상의 기원’이다. 이 작품은 얼굴도, 신원도 없이 오직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육체만을 담아내며 미술사에 전무후무한 충격을 안겼다.그러나 ‘세상의 기원’은 탄생 직후부터 1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그 소유자들은 사회적 파장을 두려워해 작품을 꽁꽁 숨기기에 급급했고, 그림은 소문으로만 존재하는 전설이 되었다. 기나긴 유배 생활 끝에 1995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이 문제적 걸작은 비로소 대중 앞에 서게 되었다.공개 이후 ‘세상의 기원’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끊임없는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21세기에는 소셜미디어의 검열 정책에 의해 게시가 금지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억압에 직면하기도 했다. 150여 년 전 한 화가의 붓끝에서 시작된 이 그림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예술의 경계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