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원전 봉인 해제, 정부의 비상 계획이 시작됐다

2026-03-16 13:50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발 경제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부와 여당이 에너지 수급 안정과 민생 보호를 위한 전방위적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당정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석탄 및 원자력 발전 가동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한편, 고유가로 인한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3월 말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하기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6일 국회에서 '중동사태 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종합 대책을 확정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인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발전 단가가 높은 LNG 의존도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석탄과 원전 발전을 늘리는 '에너지 믹스' 조정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즉시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설비 용량의 80%로 묶여 있던 석탄발전소의 출력 상한제를 전면 해제한다. 이와 함께, 현재 정비 중인 원자력발전소 6기의 정비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현재 60% 후반대에 머물고 있는 원전 전체 이용률을 8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급등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한 강력한 조치도 시행된다. 정부는 지난 15일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현장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특히 알뜰 주유소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고가에 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될 경우, 기존의 '삼진아웃' 제도를 폐지하고 즉시 계약을 해지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해 시장 안정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고유가와 수출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추경안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주말부터 즉시 예산 편성 작업에 착수, 3월 말까지 국회에 정부안을 제출한다는 목표다. 여당은 추경안이 국회에 넘어오는 즉시 심사에 착수해 이르면 열흘 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중동 지역 수출길이 막힌 기업들을 위한 긴급 지원책도 마련됐다. 당정은 여수 석유화학 단지를 산업 위기 특별 대응 지역으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수출 기업들이 국제 운송비로 쓸 수 있는 수출 바우처 한도를 기존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두 배 늘렸다. 또한 중동 수출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1,000만 원 한도의 긴급 물류 지원 바우처를 신설해 총 100억 원을 투입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단 9점의 그림으로 꿰뚫는 한국 근현대 풍경화 60년사

변화의 과정을 한눈에 조망하는 전시다. ‘재현을 넘어 사유의 여정으로’라는 부제 아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8인의 정수와도 같은 작품 9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이번 전시는 서구 인상파의 영향이 한국의 토양 위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독자적인 화풍으로 발전했는지 탐색하는 데서 출발한다. 일제강점기 유학파 화가들을 통해 전래된 화풍이 해방 이후 한국적 정서와 만나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는지, 작가별 고유한 스타일 비교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간다.전시의 서막은 한국 구상 회화의 거목, 이마동과 이봉상이 연다. 이마동이 농촌의 풍경을 사실적인 필치로 담아냈다면, 이봉상은 자연의 외형 너머에 있는 정신적 울림을 화폭에 그려냈다. 두 거장의 작품은 이후 세대 작가들에게 풍경화가 나아갈 두 갈래의 길을 제시한 이정표와도 같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는 자연의 본질을 조형적 언어로 파고든 유영국과 이대원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되는 유영국의 1957년작 ‘나무’는 구체적인 대상과 순수 추상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이다.전시의 후반부는 자연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포착한 안영일과 김종학, 그리고 자연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근원적 문제를 성찰한 강요배와 오치균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이들의 작품 속에서 ‘빛’은 단순히 풍경을 비추는 광원이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과 기억이 얽힌 내면의 풍경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한다.이번 전시는 한국적 풍경화의 초석을 다진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미술이 지닌 고유한 힘과 역사적 맥락을 되짚어보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일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