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없었다..배수로에서 쏟아진 유해 64점
2026-03-17 10:58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무안국제공항에서 수습되지 못한 희생자들의 유해가 유가족들의 손에 의해 무더기로 발견된 가운데, 발견된 유해 중 일부가 유가족 대표의 부친인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참사 발생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방치된 '가족의 뼈'를 마주해야 하는 유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사후 처리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김유진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김 대표는 "사고 현장 기체 잔해와 쓰레기 더미 속 분류 작업에서 현재까지 64점의 유해 추정 뼈를 유가족들이 직접 발견했다"며 "이 중 한 점이 국과수 감식 결과 저희 아버지의 유해로 확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정부와 관계 당국의 '보여주기식 수습'이 빚어낸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참사 직후 정부는 신속한 수습과 공항 정상화에만 급급해 현장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듯 정리하고 유가족들을 흩어지게 했다"며 "결국 정리되었다던 현장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유가족들이 직접 호미를 들고 가족의 유해를 찾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유해 방치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통령의 지시가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유가족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이유는 재난 시 최선을 다해 구조하고 예우하는 것인데, 지금의 국가는 유가족을 기만하고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혜택이 아니다. 철저한 유해 수습을 통해 가족을 온전히 떠나보내는 것, 그리고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게 하는 것, 딱 두 가지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부실 수색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유가족협의회는 추가적인 유해 발굴 작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변화의 과정을 한눈에 조망하는 전시다. ‘재현을 넘어 사유의 여정으로’라는 부제 아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8인의 정수와도 같은 작품 9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이번 전시는 서구 인상파의 영향이 한국의 토양 위에서 어떻게 뿌리내리고 독자적인 화풍으로 발전했는지 탐색하는 데서 출발한다. 일제강점기 유학파 화가들을 통해 전래된 화풍이 해방 이후 한국적 정서와 만나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는지, 작가별 고유한 스타일 비교를 통해 그 해답을 찾아간다.전시의 서막은 한국 구상 회화의 거목, 이마동과 이봉상이 연다. 이마동이 농촌의 풍경을 사실적인 필치로 담아냈다면, 이봉상은 자연의 외형 너머에 있는 정신적 울림을 화폭에 그려냈다. 두 거장의 작품은 이후 세대 작가들에게 풍경화가 나아갈 두 갈래의 길을 제시한 이정표와도 같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는 자연의 본질을 조형적 언어로 파고든 유영국과 이대원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되는 유영국의 1957년작 ‘나무’는 구체적인 대상과 순수 추상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이다.전시의 후반부는 자연의 약동하는 생명력을 포착한 안영일과 김종학, 그리고 자연을 매개로 인간과 사회의 근원적 문제를 성찰한 강요배와 오치균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이들의 작품 속에서 ‘빛’은 단순히 풍경을 비추는 광원이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과 기억이 얽힌 내면의 풍경을 드러내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한다.이번 전시는 한국적 풍경화의 초석을 다진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미술이 지닌 고유한 힘과 역사적 맥락을 되짚어보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일요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