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럭이 멈췄다, 기름값 7500원 시대 도래

2026-03-17 14:04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가 미국 경제의 동맥을 정조준하고 있다.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쳤고, 그 불똥은 미국 내 디젤 가격으로 옮겨붙었다. 불과 한 달 만에 37%라는 이례적인 급등세를 보이며, 갤런당 5달러에 육박하는 등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번 디젤 가격 폭등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미국 사회 전반의 '지불 능력 위기(affordability crisis)'를 심화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디젤은 화물 트럭, 기차 등 국가 물류 시스템의 혈액과도 같기에, 운송비 증가는 곧바로 모든 상품의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가 안정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디젤 가격의 특성상 한번 치솟으면 하락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법은 가격을 폭등시킨 지정학적 갈등, 즉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현장의 체감 고통은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중소 운송업체들은 급등한 유류비를 감당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고 있으며, 이는 결국 식료품, 건축 자재 등 생활과 밀접한 모든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디젤 가격 급등은 농번기인 봄철 파종 시기와 맞물려 농가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트랙터와 콤바인 등 필수 농기계 운용에 막대한 디젤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이미 2024년 한 해에만 농가 전체 지출의 2%에 달하는 100억 달러를 디젤 비용으로 지출한 상황에서,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국 농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사태 이전부터 이미 지난 5년간 각종 투입재 비용이 품목에 따라 최대 95%까지 상승한 상태였다고 호소한다. 겨우 버티던 농가에 이번 디젤 가격 폭등은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명품 급식’ 뒤에 숨겨진 그녀들의 눈물

’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급식실의 진짜 풍경을 조명한다.이 책은 학생들의 만족도와 학교 간 경쟁 구도가 만들어 낸 ‘보여주기식’ 급식 문화가 어떻게 급식노동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무상급식 전면 시행 이후 반찬 가짓수가 늘고 특식이 일상화되면서, 정작 밥을 짓는 이들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적인 문제 제기다.저자는 급식노동이 결코 단순 노동이 아님을 강조한다. 수백, 수천 인분의 음식을 시간 맞춰 조리하는 일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며, 실제 조리사 직책을 맡기 위해서는 기능사 자격증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성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뿌리는 1990년대 정부가 급식 조리사직을 '주부에게 적합한 일자리'로 홍보했던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가사노동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노동자 스스로도 자신의 노동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여사님', '이모'와 같은 호칭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분석이다.책은 이들의 노동 환경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방학과 주말을 쉴 수 있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 보이지만, 낮은 임금 때문에 이 기간 다른 부업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각종 부상과 질병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결국 저자는 급식 종사자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한다. 다행히 올해 초, 적정 인력 기준 마련의 법적 근거가 담긴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변화의 첫걸음을 뗐다. 현장의 오랜 외침이 만들어 낸 이 작은 성과가 실질적인 노동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