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준비, 타깃 4명" 항공사 기장 살해한 전 동료의 '살생부'
2026-03-18 09:23
부산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전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단순한 우발적 범행이 아니었다. 피의자는 "범행을 3년 동안 준비했다"고 태연히 말했으며, 그가 노린 살해 대상은 피해자를 포함해 총 4명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18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A(50대)씨는 지난 17일 오전 7시경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 B(50대)씨는 국내 항공사 현직 기장으로, A씨와는 과거 같은 항공사에서 근무했던 동료였다.
A씨의 범행은 치밀했다. 그는 이날 오전 5시 30분경 미리 흉기를 소지한 채 B씨가 사는 아파트에 침입했다. 현관문 밖 복도 사각지대에서 1시간 30분가량을 숨죽여 기다리던 그는, 아침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서던 B씨를 덮쳤다. B씨는 가족과 인사를 나누고 나온 직후 변을 당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범행 직후 A씨의 행적은 첩보 영화를 방불케 했다. 그는 즉시 현장을 빠져나와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을 사용했다.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을 갈아타며 부산에서 경남 창원으로, 다시 울산으로 이동하며 경찰의 수사망을 교란했다. 경찰은 60여 명의 수사전담반을 투입해 끈질긴 추격전을 벌인 끝에, 사건 발생 13시간 만인 오후 8시경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던 A씨를 검거했다.

특히 "범행을 얼마나 준비했냐"는 질문에 "3년"이라고 답했고, "추가 범행 계획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4명"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는 그가 마음속에 구체적인 '살생부'를 가지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A씨의 살인 행각은 부산이 처음이 아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부산 범행 하루 전인 16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또 다른 전 직장 동료 C씨를 살해하려 했다. 당시 그는 C씨의 뒤를 덮쳐 목을 졸랐으나 미수에 그쳤다. 부산에서 B씨를 살해한 직후 도주 과정에서 들른 경남 창원 역시 단순 도피처가 아니었다. 그는 창원에 거주하는 또 다른 항공사 직원의 집을 찾아갔으나, 건물 진입에 실패해 발길을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일산, 부산, 창원을 오가며 연쇄적인 복수극을 시도한 것이다.
항공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부기장 출신인 A씨는 기장 승급 심사에서 수차례 탈락한 뒤 약 2년 전 퇴사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탈락과 퇴사가 특정 출신(공군사관학교) 중심의 카르텔과 동료들의 부당한 평가 때문이라고 믿고, 앙심을 품어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피해를 입거나 타깃이 된 인물들 역시 당시 그의 상사였거나 평가와 관련된 인물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인사 불이익을 시스템과 동료의 탓으로 돌리며 3년간 칼을 갈아온 A씨. 그의 빗나간 집착과 복수심은 결국 한 가장의 목숨을 앗아가고, 평온했던 일상을 파괴하는 비극으로 끝을 맺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급식실의 진짜 풍경을 조명한다.이 책은 학생들의 만족도와 학교 간 경쟁 구도가 만들어 낸 ‘보여주기식’ 급식 문화가 어떻게 급식노동자들의 어깨를 짓누르는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무상급식 전면 시행 이후 반찬 가짓수가 늘고 특식이 일상화되면서, 정작 밥을 짓는 이들의 노동 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적인 문제 제기다.저자는 급식노동이 결코 단순 노동이 아님을 강조한다. 수백, 수천 인분의 음식을 시간 맞춰 조리하는 일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며, 실제 조리사 직책을 맡기 위해서는 기능사 자격증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성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뿌리는 1990년대 정부가 급식 조리사직을 '주부에게 적합한 일자리'로 홍보했던 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가사노동의 연장선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노동자 스스로도 자신의 노동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여사님', '이모'와 같은 호칭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분석이다.책은 이들의 노동 환경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방학과 주말을 쉴 수 있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 보이지만, 낮은 임금 때문에 이 기간 다른 부업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각종 부상과 질병의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결국 저자는 급식 종사자 1인당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역설한다. 다행히 올해 초, 적정 인력 기준 마련의 법적 근거가 담긴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변화의 첫걸음을 뗐다. 현장의 오랜 외침이 만들어 낸 이 작은 성과가 실질적인 노동환경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