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2026년 리그 승리 0…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

2026-03-23 14:11

 토트넘 홋스퍼가 강등권 경쟁팀인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홈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은 리그 17위까지 추락했으며, 강등 마지노선인 18위 웨스트햄과의 승점 차는 단 1점에 불과하게 됐다. 강등권 탈출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맞대결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놓치며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토트넘의 부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작년 12월 크리스털 팰리스전 승리 이후 리그 13경기 연속 무승(5무 8패)의 늪에 빠져 있다. 2026년 들어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며칠 전 유럽대항전에서 거둔 승리로 반등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그 기세는 리그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팬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꺾어버렸다.

 


경기 시작 전, 팬들은 구단에 대한 항의 시위 계획을 접고 선수단 버스를 맞이하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이러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최악이었다. 경기 초반 토트넘은 마티스 텔을 중심으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았으나, 여러 차례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정력 부재는 곧바로 위기로 이어졌다. 전반 막판 코너킥 상황에서 노팅엄의 이고르 제주스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후반전 이고르 투도르 감독은 수비수 두 명을 동시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지만, 이는 오히려 수비 조직력 붕괴를 초래하는 악수가 됐다. 이후 노팅엄에 두 골을 더 허용하며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1패 이상의 상처를 남겼다. 토트넘은 리그 최악의 홈 성적(16경기 2승)과 홈 8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갔다. 또한, 구단 역사상 31라운드 기준 최악의 승점과 타이를 이루며 '49년 만의 강등'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닌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왔다.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었음에도 완패했다는 점은 더욱 뼈아팠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홈구장은 거센 야유로 뒤덮였고, 일부 팬들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떴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전술도,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며 감독의 지도력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패배 이후 통계 전문 사이트가 예측한 토트넘의 강등 확률은 38%까지 치솟았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부숴야 비로소 시작된다…파괴에서 창조를 보는 거장

브 서울에서 그의 개인전 ‘LuwVor’가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그의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로, 서울을 시작으로 아트바젤 홍콩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서막이다.엘 아나추이는 금속 폐기물인 병뚜껑을 마치 천을 짜듯 구리선으로 엮어 거대한 직물과 같은 설치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손에서 하찮은 소비의 잔해는 인류의 역사, 문화, 교류에 대한 장대한 서사를 담은 기념비적인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폐기물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동시에 조각이라는 장르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시도다.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은 ‘비고정성(Non-fixed form)’이다. 이는 조각을 완성된 고정체로 보지 않고, 설치되는 공간과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생각은 파괴를 재탄생의 조건으로 바라보는 그의 초기작 ‘깨진 항아리’ 연작과도 맥을 같이하며, 과거를 미래의 자원으로 삼는다는 아프리카의 ‘산코파(Sankofa)’ 사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신작들은 지난 30년간 이어온 병뚜껑 작업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한 단계 더 진화한 형태를 보여준다. 수천 개의 금속 조각을 자르고 변형시켜 엮어낸 작품들은 이전보다 더욱 정교하고 복합적인 구조를 드러낸다. 특히 작품의 앞면과 뒷면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작품의 한 면이 은빛 금속의 단조로운 물성을 드러낸다면, 다른 면은 흙을 연상시키는 검은색, 갈색, 붉은색 등 다채로운 색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은 벽에 걸리는 대신 공간에 느슨하게 드리워져, 관람객은 그 주위를 거닐며 작품의 양면은 물론, 틈새로 드러나는 내부 구조까지 다각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는 고정된 시점을 거부하고 관람객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준다.런던 테이트 모던과 상하이 푸동미술관에서의 성공적인 전시 이후 발표되는 이번 신작들은 작가의 끊임없는 예술적 탐구와 확장을 증명한다. 서울 전시에 이어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주요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어서, 엘 아나추이의 새로운 예술 세계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