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기판이 사라졌다…BMW가 선보인 자동차의 미래

2026-03-24 14:11

 BMW가 차세대 순수 전기 SAV '더 뉴 iX3'를 국내에 선보이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BMW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인 '노이어 클라쎄'의 첫 번째 결과물인 이 모델은 공개와 동시에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사전 계약 사흘 만에 2000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독일에서 6주가 걸렸던 기록을 압도하는 속도로, 혁신 기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를 입증했다.

 

'더 뉴 iX3'는 기존의 자동차 설계 문법을 완전히 벗어던진 파격적인 시도로 가득하다. 외관은 수직형 키드니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가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주고, 차체와 유리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단순한 디자인 변경을 넘어, BMW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첫걸음이다.

 


실내 공간의 혁신은 더욱 두드러진다. 운전석의 전통적인 계기판을 과감히 없애고, 앞 유리 하단 전체를 가로지르는 '파노라믹 iDrive'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운전자는 시선을 전방에 고정한 채로 속도, 주행 가능 거리 등 필수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전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았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BMW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보여준다.

 

중앙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역시 기존의 사각형 틀에서 벗어난 독특한 형태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전자의 조작 편의성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는 BMW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덕분에 확보된 넓은 실내 공간과 평평한 바닥, 그리고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파노라믹 선루프는 패밀리카로서의 매력까지 갖췄다.

 


성능 면에서도 압도적인 발전을 이뤘다. 6세대 eDrive 기술과 800V 고전압 시스템을 통해 1회 충전 시 최대 805km(WLTP 기준)라는 경이로운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또한, 단 10분의 급속 충전만으로 372km를 주행할 수 있는 강력한 충전 성능은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던 충전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8천만 원대 후반부터 시작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초기 반응을 이끌어낸 '더 뉴 iX3'는 올해 3분기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두 가지 트림으로 먼저 선보일 이 모델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부산행' 연상호 감독, 이번엔 좀비 소설로 돌아왔다

혼녘에 작가의 꿈을 이룬 인물의 담담한 에세이다. 각각 재난 속 인간의 본성과 평범한 일상 속 삶의 의미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먼저 '닥터 아포칼립스'는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과 공포 소설계의 강자 전건우 작가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소설은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깨어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참치잡이 배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순식간에 서울 홍대 한복판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한다.작품은 단순한 재난 서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바이러스 감염자를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로 취급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첨예한 윤리적 딜레마를 파고든다. 극한의 혼돈 속에서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붕괴하고, 그 안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시험받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회 비판적 시선이 돋보인다.전혀 다른 결에서 깊은 울림을 주는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는 일본 작가 와카다케 치사코의 산문집이다. 평생을 평범한 주부로 살아온 저자는 55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8년의 습작 끝에 완성한 첫 소설로 63세의 나이에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거머쥐며 문단에 파란을 일으켰다.이 책은 역대 최고령 신인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저자가 걸어온 삶의 궤적과 내면의 사유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갑작스럽게 혼자가 된 노년의 일상,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소소한 기쁨들을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로 그려내 독자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한 권은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부하고, 다른 한 권은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법을 이야기한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두 작품은 올가을 독서가들에게 풍성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