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보다 뚫기 힘든 '국대 선발전' 이변 속출
2026-03-25 09:44
한국 양궁의 무서운 저력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동시에, 거센 세대교체의 바람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한양궁협회가 주관한 2026 국가대표 선발전이 5차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기존 올림픽 영웅들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한편 중학생 국가대표가 탄생하는 등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태극마크를 달았다.이번 선발전에서 가장 돋보인 대목은 단연 파격적인 연령대 변화다. 컴파운드 여자부에서는 클럽팀 소속의 강연서가 최종 3위에 오르며 '중학생 최초 국가대표'라는 새 역사를 썼다.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환경 속에서도 매 경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결과다. 강연서는 "중학생 최초라는 사실도 몰랐고, 그저 한 발 한 발에만 집중했다"며 당찬 소감을 남겼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렵다'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의 명성은 올해도 유효했다. 리커브 종목에서는 김제덕, 김우진, 구본찬, 이우석(이상 남자부)과 안산, 강채영, 장민희(이상 여자부) 등 세계 무대를 호령했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변함없는 기량으로 생존하며 중심을 잡았다.

컴파운드 종목의 약진과 지각변동도 주목할 만하다. 2028년 LA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으로 내부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여자부에서는 박정윤이 종합 1위로 태극마크를 달며 새로운 판도를 주도했다.
총 32명(리커브·컴파운드 남녀 각 8명)으로 꾸려진 새 대표팀은 오는 3월 23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한다. 하지만 진정한 서바이벌은 이제 시작이다. 3월 말과 4월 중순에 열리는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최종 엔트리가 다시 한번 냉혹하게 추려질 예정이다. 태극마크를 달았다고 끝이 아닌, 끝없는 증명의 시간이 다시 막을 올렸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혼녘에 작가의 꿈을 이룬 인물의 담담한 에세이다. 각각 재난 속 인간의 본성과 평범한 일상 속 삶의 의미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먼저 '닥터 아포칼립스'는 영화 '부산행'으로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연상호 감독과 공포 소설계의 강자 전건우 작가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소설은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깨어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참치잡이 배를 통해 국내에 유입되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순식간에 서울 홍대 한복판은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변한다.작품은 단순한 재난 서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바이러스 감염자를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인류를 위협하는 '괴물'로 취급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첨예한 윤리적 딜레마를 파고든다. 극한의 혼돈 속에서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붕괴하고, 그 안에서 인간성이 어떻게 시험받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사회 비판적 시선이 돋보인다.전혀 다른 결에서 깊은 울림을 주는 '인생의 오후에도 축제는 벌어진다'는 일본 작가 와카다케 치사코의 산문집이다. 평생을 평범한 주부로 살아온 저자는 55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8년의 습작 끝에 완성한 첫 소설로 63세의 나이에 일본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을 거머쥐며 문단에 파란을 일으켰다.이 책은 역대 최고령 신인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저자가 걸어온 삶의 궤적과 내면의 사유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갑작스럽게 혼자가 된 노년의 일상,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 그리고 소소한 기쁨들을 솔직하고 담백한 문체로 그려내 독자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한 권은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한국 사회의 모순을 해부하고, 다른 한 권은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법을 이야기한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묻는 두 작품은 올가을 독서가들에게 풍성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