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시는 Z세대, 대학가 상권은 초토화
2026-03-26 14:07
대학가의 밤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신입생 환영회와 개강총회가 한창인 3월이지만, 과거처럼 술병이 테이블을 가득 채우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부어라 마셔라'로 대표되던 대학 음주 문화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건전하고 효율적인 소통 방식이 대체하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대학 내 모임 문화가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건강과 자기 계발을 중시하는 20대의 가치관이 더해지면서 음주를 멀리하는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대학생들은 이제 과음으로 다음 날을 망치는 것을 '비효율적'이라 여기며, 술자리에서도 자신의 주량을 지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학생들의 인식 변화는 명확하다. 이들은 술을 강권하는 문화를 '구식'으로 치부하며, 술을 못 마시면 콜라나 무알코올 음료를 마시는 분위기를 선호한다. 과거 대학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사발식' 같은 과음 문화는 이제 옛이야기가 되었다. 대신 카페나 보드게임방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도수가 낮은 하이볼 한 잔을 앞에 두고 소통하는 것을 즐긴다.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와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와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있다. 건강을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멀리하고,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려는 젊은 세대의 성향이 음주 문화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0대의 하루 평균 주류 섭취량은 1년 새 30% 이상 급감해 60대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로 어떻게 계승되고 변주되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다. 4월 2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부자·부녀·모자 등 가족이라는 긴밀한 관계 속에서 형성된 '예술가 가문'의 작가 정신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1세대가 일궈낸 미학적 토양 위에서 2세대와 3세대가 각자의 시대적 언어로 꽃피운 작품들은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와 줄기, 그리고 잎사귀가 어떤 생명력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관통하는 전설적인 가문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이다. 국민 화가 박수근을 시작으로 아들 박성남, 손자 박진흥으로 이어지는 3대 작가의 작업은 세대를 거치며 정서적 원형이 어떻게 유지되고 혁신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사례다. 여기에 한국 인상주의의 선구자 오지호와 그의 아들 오승우, 오승윤 삼부자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또한 한국 채색화의 거장 천경자와 그의 딸 수미타김의 작업은 모녀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 피어난 예술적 공명과 차별화된 미학적 시도를 극명하게 대조시키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이순심 갤러리나우 대표는 맥을 잇는 행위가 단순한 모방이나 답습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앞선 세대가 구축한 예술적 세계관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을 투영해 재해석하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계승이자 창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부모 세대의 명성에 안주하기보다, 그들이 남긴 예술적 유산을 자양분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 미술이 가진 정체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예술의 본질적인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전시의 구조는 ‘보존과 변주’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부모 세대가 엄격하게 지켜온 예술적 가치와 기법이 보존의 영역이라면, 자녀 세대가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실험적 시도들은 변주의 영역에 해당한다. 관람객들은 박수근의 소박한 질감이 손자 세대에서 어떻게 빛과 색채의 변주로 치환되었는지, 오지호의 남도 빛깔이 아들들의 작업에서 어떻게 현대적인 향토색으로 재구성되었는지를 실시간으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이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강물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흐르면서도 결국 하나의 바다로 향하는 예술적 여정을 지켜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이러한 예술가 가문의 전통은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서양 미술사에서도 브뢰헬, 홀바인, 젠틸레스키, 와이어스 가문처럼 대를 이어 예술적 성취를 이룬 사례는 무수히 많다. 갤러리나우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술이 가족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 단위를 통해 어떻게 전수되고 발전해왔는지를 조명한다. 2006년 개관 이후 20년 동안 묵묵히 한국 미술의 현장을 지켜온 갤러리나우의 역사 자체가 이번 전시의 주제인 '유산'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과거의 거장과 현재의 중견, 미래의 신예가 한 공간에서 조우하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국 미술의 생태계를 상징한다.전시는 단순한 가족 서사를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구조적 층위를 입체적으로 복원해낸다. 1세대가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낸 미학적 기반은 2세대의 확장을 거쳐 3세대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진화하며 한국 미술의 외연을 넓혀왔다. 갤러리나우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예술가 가문이 지닌 사회적 역할과 그들이 남긴 문화적 자산의 가치를 재평가하고자 한다. 4월 한 달간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뿌리가 얼마나 깊고 단단한지, 그리고 그 줄기에서 뻗어 나온 새로운 가지들이 어떤 방향으로 하늘을 향해 자라나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하는 기록이자 목격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