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코트디부아르전서 4실점 패배

2026-03-30 10:17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에서 대패를 당하며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국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 스타디움 MK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0-4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전 홍 감독이 점검 포인트로 꼽았던 중원 조합과 공수 전환 문제는 이날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한국은 3-4-2-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오현규가 최전방에 섰고, 황희찬과 배준호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중원은 박진섭과 김진규가 맡았으며, 양쪽 윙백에는 설영우와 김문환이 배치됐다. 수비진은 김태현, 조유민, 김민재가 스리백을 구성했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4-1-4-1 전형으로 맞섰고, 경기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돌파로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한국이 앞섰지만, 코트디부아르는 아프리카 강호답게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주도권을 가져갔다.

 

실점은 전반 막판부터 시작됐다. 전반 35분 마르시알 고도가 조유민과의 일대일 돌파에 성공한 뒤 에반 게상에게 연결했고, 게상이 이를 마무리해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에는 시몽 아딩그라가 개인 능력으로 수비 사이를 파고들며 추가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후반에도 흐름을 되찾지 못했고, 후반 17분 고도에게 세 번째 골을 내준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싱고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공격에서도 답답함이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 12분 황희찬의 감아차기 슈팅을 시작으로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술과 선수 구성을 바꾼 홍 감독은 후반 13분 손흥민, 조규성, 이강인을 동시에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경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유효슈팅 수에서 한국은 2개에 그쳐 코트디부아르의 8개에 크게 밀렸다.

 

불운도 있었다. 오현규와 설영우, 이강인의 슈팅이 모두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결정적인 장면을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와 별개로 스리백 체제에서의 중원 운영, 수비수들의 일대일 대응, 그리고 수비 붕괴 이후의 대처 능력은 분명한 과제로 남았다.

 


이번 경기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을 대비한 점검 성격이 강했다. 홍 감독은 엄지성을 윙백으로 시험하는 등 교체 카드 8장을 모두 활용하며 다양한 조합을 실험했다. 하지만 강한 피지컬과 빠른 공격 전개를 갖춘 상대를 만났을 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한국 축구 역사상 1000번째 A매치로 기록된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은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한국의 A매치 통산 전적은 542승 245무 213패가 됐다. 대표팀은 오는 4월 1일 오전 3시 45분 오스트리아 빈에서 오스트리아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손열음의 손끝, 브리튼 협주곡에 새 숨결을 불어넣다

따뜻하고 명료한 저음현을 필두로 오케스트라 특유의 온화하면서도 정교한 사운드를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이날 공연의 백미는 단연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한 브리튼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손열음은 눈부시게 반짝이는 타건으로 건반 위를 질주하며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었고, 오케스트라의 다채로운 관현악 사운드가 이를 감싸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섬세함과 폭발적인 기교를 넘나드는 카덴차 구간은 청중의 숨을 멎게 하기에 충분했다.손열음은 광기와 비극성,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브리튼 협주곡이 가진 복잡한 감정선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그녀의 압도적인 집중력에 객석은 완전히 몰입했고, 연주가 끝나자 뜨거운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앙코르로 선보인 쇼스타코비치 트리오는 악장, 첼로 수석과 함께 내밀한 호흡을 나누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2부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2번을 통해 오라모와 BBC 심포니가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들이 들려준 브람스는 전통적인 독일 사운드의 묵직함에서 벗어나, 각 악기 파트의 소리가 투명하게 분리되어 들리는 화사하고 산뜻한 해석이 돋보였다. 마치 잘 설계된 건축물처럼 모든 성부가 제자리를 지키며 조화를 이루었다.특히 현악 파트는 시종일관 따스한 온기를 유지하며 곡의 서정성을 이끌었고, 목관악기는 또렷하고 밀도 있는 연주로 풍성함을 더했다. 이는 브람스 음악의 인간적이고 다정한 면모를 부각하는 신선한 접근으로, 청중에게 익숙한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마지막 앙코르곡인 버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춤곡’은 이들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유쾌한 마무리였다.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잃지 않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품격 있는 연주는 한국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봄밤의 감동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