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의 두 얼굴, AI 미래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나

2026-04-01 16:25

 미국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이 인공지능(AI)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동시에 대규모 인력 감축이라는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래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와 현재 인력의 구조조정이라는 모순적인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라클의 이번 감원은 사업 부문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인 해고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과 인도 등지의 직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신의 직책은 조직의 필요에 따라 없어졌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고 해고된 사실을 알렸다.

 


이러한 대규모 감원은 오라클이 주도하는 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막대한 비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라클은 챗GPT 개발사 오픈AI,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AI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과 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오라클의 주가는 지난 6개월간 50% 가까이 급락했다. 여기에 오라클이 규제 당국에 제출한 서류에서 구조조정 비용이 기존 예상보다 5억 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감원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라클은 감원 자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AI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미래 매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현재의 구조조정이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암시했다.

 

결국 오라클은 AI라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조직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장 선점을 위한 거대 기업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고용 불안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동시에 드리우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100만부 신화 '눈마새', 유럽 문학계의 중심에 서다

권위의 SF·판타지 문학상인 '그랑 프리 드 리마지네르'의 외국 소설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되었다.'그랑 프리 드 리마지네르'는 작가, 평론가, 언론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는 상으로 유럽 내에서 높은 영향력을 자랑한다. 2003년 처음 출간된 '눈물을 마시는 새'는 도깨비, 씨름, 윷놀이 등 한국 고유의 문화적 요소를 독창적인 세계관에 녹여내며 국내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판매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이번 후보 선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미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을 포함한 3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프랑스에서는 출간 4개월 만에 2만 부 이상 판매되는 등 현지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동양적 상상력에 기반한 철학적 서사가 서구권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눈물을 마시는 새'의 세계를 향한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소설가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번역해 세계에 알린 안톤 허가 영어 번역을 맡아, 오는 6월 미국과 영국에서 첫 권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인 영어권 시장에 K-판타지의 저력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이번 성과는 K-팝과 영화, 드라마에 이어 K-콘텐츠의 외연이 문학, 특히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장르문학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다. 한국의 이야기가 지닌 힘과 잠재력이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눈물을 마시는 새'가 최종 수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최종 수상작은 오는 5월 18일 프랑스 문학 행사인 '라 코메디 뒤 리브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