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퓨마, 이번엔 늑대…오월드 비상

2026-04-09 09:30

 8년 전 퓨마 탈출 소동이 발생했던 대전 오월드동물원에서 이번에는 늑대가 탈출했다. 대전도시공사가 운영하는 이 동물원은 2018년 퓨마 탈출과 사살 당시 부실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관리 책임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대전 오월드 동물원 사파리에서 탈출한 수컷 늑대를 포획하기 위해 관계당국은 이틀째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마취총을 활용한 생포를 우선으로 하되, 시민 안전이 위협받는 긴급 상황에는 사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찰과 군, 특공대, 엽사 등으로 구성된 수색 인력은 전날 밤부터 오월드 뒤편 야산을 중심으로 늑대의 이동 흔적을 추적하고 있다. 관계당국은 늑대의 귀소 본능을 이용해 ‘토끼몰이’ 방식으로 사파리 방향으로 유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월드 관계자는 “전날 암컷 늑대를 투입해 유인하는 전략의 효과는 확실치 않지만, 밤새 야산 일대를 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최대한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고해상도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된 드론을 동원해 상공에서 늑대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이날 하루 종일 비가 예보돼 수색 여건은 좋지 않다. 비가 내리면 냄새 추적이 어려워져 수색견을 활용한 탐지 작업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탈출한 늑대를 사파리로 복귀시키는 데 있어 48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우선 마취총을 통한 생포를 시도할 계획이지만, 늑대의 활동 반경이 최대 100㎞에 이를 수 있어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탈출한 늑대는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께 대전 중구 사정동 오월드 동물원 늑대 사파리에서 벗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개체는 2024년생 2살 수컷으로, 대형견 크기의 성체다. 대전시는 전날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보문산 인근 산책과 외출을 자제하고, 인근 시민들에게 즉시 귀가해 실내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오월드의 동물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도 다시 나오고 있다. 오월드에서는 2018년 9월 암컷 퓨마 ‘뽀롱이’가 탈출한 뒤 약 4시간 40분 만에 사살된 사건이 있었고, 당시에도 사살이 최선의 대응이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이번 늑대 탈출은 2018년 ‘뽀롱이’ 탈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감사 결과 대전오월드가 근무 명령과 안전 수칙 등을 위반한 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3300억원을 들여 오월드 재창조 사업을 추진하는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좁은 방사장에서 소음과 사람들에 노출돼 고통받고 정형행동을 반복하는 동물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며 “대전오월드의 책임감 없는 운영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국립창극단, '효녀 심청'을 완전히 뒤집었다

작한 '심청가'를 관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뼈대를 유지하되, 현대적인 감각과 파격적인 해석을 더해 판소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이번 작품은 '효'라는 전통적 주제에서 과감히 벗어난다. 남인우 연출은 심청을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효녀가 아닌, 억울하게 스러져간 모든 영혼을 위로하는 상징적 존재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원작에서 중국 귀신들이 등장해 한탄하던 대목은 독립운동가나 산업 현장에서 숨진 젊은 노동자의 이야기 등 한국적인 서사로 전면 교체되어, 관객들이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이러한 변화는 "오늘날에도 심청처럼 애달픈 삶을 사는 이들에게 헌사를 보내고 싶다"는 연출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5시간에 달하는 완창 분량을 100분으로 압축하고,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던 서사를 재배치하여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또한, 심청 외 주변 인물들의 입체적인 사연을 부각시켜 마치 한 편의 잘 짜인 드라마를 보는 듯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무대는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주역인 최호성과 김우정, 두 명의 소리꾼이 이끌어간다. 이들은 정해진 배역 없이 하나의 대본을 공유하며 자유롭게 인물을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을 시도한다. 때로는 심 봉사가 되어 오열하고, 때로는 곽씨 부인이 되어 한을 토해내며 두 소리꾼의 다른 해석과 에너지가 무대 위에서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두 소리꾼은 특정 역할에 갇히지 않고 각자의 해석을 바탕으로 서사를 전달하며 다채로운 인물 군상을 그려낸다. 이는 관객에게 누가 심청이고 누가 심 봉사인지 특정하는 대신, 이야기 전체를 조망하고 각 인물의 감정선에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음색과 소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심청가'를 완성할지 기대를 모은다.판소리가 가진 고유의 색을 지키면서도 동시대성을 획득하려는 이번 시도는 고전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과제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될 것이다. 국립창극단의 '절창Ⅵ'은 오는 24일과 2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