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폭행, 3년 연속 급증…이대로 괜찮은가

2026-04-14 18:33

 충남 계룡의 한 고교에서 벌어진 교사 피습 사건이 학교 안전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서적 위기 학생을 돌볼 체계도, 위험에 노출된 교사를 보호할 장치도 모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두 사람의 갈등은 6년 전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며, 최근 해당 교사가 A군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로 부임하자 갈등이 재점화됐다. A군은 등교를 거부할 정도로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지만, 학교 측의 중재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대안학교 위탁교육이라는 임시방편으로 이어졌다.

 


사건 당일, 학교는 갈등의 당사자인 학생의 면담 요청을 받아들였고, 이는 최악의 결과로 귀결됐다. 학교 측이 학생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흉기 소지 여부를 확인하거나 접근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권한이 부재했다는 점에서 현장 교사들의 무력감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위기 학생 관리 시스템의 한계 또한 명확히 보여줬다. 대안학교 위탁교육은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한 행정적 조치일 뿐, 학생의 심리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를 연계하는 과정은 전무했다. 보호자가 거부하면 전문적인 의료 개입이 불가능한 현행 제도가 학생을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상해 및 폭행 사건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며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교육 당국이 매번 학교 보안관 확충과 같은 대책을 발표했지만, 교실 안에서 교사 혼자 모든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사건 이후 교원단체들은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장하는 측과, 보호자 동의 없이도 치료를 강제할 법령을 요구하는 측, 그리고 예방 시스템 강화를 외치는 측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학교 안전망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심청가' 속 빌런들, 무대 위로 소환

로, 고전 속 '효녀 심청'의 이미지를 벗고 억울하게 희생된 한 인간의 서사에 집중한다.이번 공연은 '심청가'를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진혼가로 재해석한다. 딸을 팔아 제 눈을 뜨려 한 아버지, 부처를 팔아 공양미를 갈취한 스님, 항해의 안전을 위해 어린 소녀를 제물로 바친 상인 등, 현대적 관점에서는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물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으로 내몰린 심청의 내면을 깊이 파고든다.무대는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주역인 최호성과 김우정, 두 남녀 소리꾼이 함께 채운다. 성별의 경계를 넘어 두 사람은 심청, 심 봉사, 뺑덕어멈 등 모든 등장인물을 번갈아 연기하며 마치 한 사람이 풀어내는 듯한 하나의 서사를 완성한다. 힘 있는 소리의 최호성과 섬세한 소리의 김우정이 빚어낼 독특한 조화가 기대를 모은다.작품의 구조 또한 파격적이다. 5시간이 넘는 원작을 100분으로 압축하면서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원작의 흐름을 과감히 뒤집는다. 마치 영화 코멘터리처럼, 심청이 인당수에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주변 인물들의 시선으로 먼저 파헤치며 극을 시작한다.연출은 원작의 일방적인 희생 강요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오늘날의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심청가'를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원작의 큰 틀은 유지하되, '쇼츠', '빌런' 같은 현대적인 용어를 사용해 젊은 관객의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 또한 원작에서 중국 귀신들이 등장하던 대목을 오늘날 우리 사회의 비극적인 죽음을 상징하는 인물들로 바꾸어 동시대성을 확보했다.음악은 첼로와 루프스테이션, 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 선율을 더해 판소리 무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웅장하고 현대적인 진혼곡을 만들어냈다. 익숙한 고전이 아닌,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재탄생한 '심청가'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