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숨은 보석' 부여 미륵불 괘불도, 400년 만에 국보로
2025-03-06 13:43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길이가 약 14m에 달하는 초대형 불화로, 미륵불을 보살형 입상 형식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미륵불은 불교에서 미래의 부처로, 이를 장엄하게 그린 이 괘불도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이 작품이 "장엄신 괘불의 시작점을 연 작품"이라고 설명하며, "초대형 불화임에도 불구하고 균형 잡힌 자세와 비례, 강렬한 색채 대비와 조화로운 색조 사용이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고 밝혔다.
이 괘불도는 1627년(조선 인조 5년)에 법경, 혜윤, 인학, 희상 등의 화승들에 의해 제작되었으며, 불화 하단에 제작 연대와 화승들의 이름이 명확히 기록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화기에 ‘미륵’이라는 주존 명칭이 적혀 있어, 이 괘불도가 충청지역에서 유행하던 미륵대불 신앙과 관련이 깊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당시 미륵대불 신앙이 확산되던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그 신앙의 전통을 이어받은 예술적 표현이 돋보인다. 또한 이 괘불도는 같은 유형의 도상 중 선구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후 같은 유형의 괘불 제작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만큼 한국 괘불도의 발전과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작품이다.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그 규모와 장엄성 외에도 예술성에서 매우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다. 괘불도의 크기가 매우 크지만, 그림의 비례나 균형감이 탁월하며, 색채 사용에서 강렬한 적색과 녹색의 대비, 밝고 온화한 중간 색조가 잘 조화를 이루어 종교화의 숭고함과 장엄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술적 요소들은 불교의 교리와 신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괘불도는 본래 양발을 넓적다리 위에 올린 좌상 형식으로 그려졌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입상 형식으로 바뀌었다. 그와 함께 괘불도는 점차 커졌고,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는 그 변화된 형태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규모와 장엄성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이 괘불도는 한국 불교 미술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내는 작품으로, 당시 미술 기법과 불교의 상징성을 잘 융합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 작품을 국보로 지정 예고하면서, 이를 통해 한국 괘불도의 전통과 예술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이 작품은 120여 개의 괘불도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한국 불교 미술의 최고봉을 대표하는 유산으로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또한,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와 함께 고려 중기의 문인 이규보의 문집인 ‘동국이상국전집 권18~22, 31~41’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규보의 문집은 41권 중 16권 4책만 현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희귀한 판본으로, 인쇄 상태가 우수하고 소장본 중에서 가장 많은 수량을 자랑한다. ‘동국이상국전집’은 이규보가 기록한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사건들을 다룬 문헌으로, 고려 중기의 지식과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 문화유산 지정 예고는 향후 3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며, 이들 문화유산들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면, 한국의 불교 미술과 고대 문학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 그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서성민 기자 sung55min@trendnewsrea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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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두 사람은 브람스, 라흐마니노프, R.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두 대의 피아노로 함께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협연을 넘어 스승과 제자가 오랜 시간 다져온 음악적 신뢰와 고민이 응축된 결과물이다.두 사람의 인연은 201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 오디션에서 시작됐다. 당시 손민수는 13세의 임윤찬이 연주한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후 제자로 받아들였다. 손민수는 임윤찬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보았지만, 국제 대회 출전은 자제시켜 왔다. 그러다 2022년, “세상이 윤찬의 10대 연주를 들어야 한다”며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출전시켰고, 임윤찬은 대회 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등극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임윤찬은 2023년, 스승이 소속된 보스턴 뉴잉글랜드 음악원으로 유학하며 다시 한번 음악적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손민수는 그를 “제자이기 이전에 음악을 사랑하는 동료”로 표현하며, 최근의 인터뷰에서는 “좋은 연주가 무엇인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이번 프로그램을 함께 준비했다”고 밝혔다. 임윤찬 또한 “선생님은 음악과 인생 모두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 분”이라며 “함께 연주하는 시간은 축복”이라고 말했다.두 사람의 듀오 연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포항 음악제에서는 라벨의 ‘라 발스’를 함께 연주했으며, 당시 무대에서는 두 사람 모두 강렬한 해석을 내세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도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등 각자의 독주 무대에서 공통의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음악적 취향을 공유해왔다.이번 무대에서 연주될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과 R.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편곡 버전은 두 사람이 오랜 시간 함께 고민한 곡들이다. ‘교향적 무곡’은 작곡가의 말년 작품으로, 죽음과 초월, 믿음을 음악으로 담아낸 대곡이다. 손민수와 임윤찬은 1940년에 녹음돼 2018년에 공개된 라흐마니노프의 연주를 함께 듣고 해석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교감을 쌓았다. 임윤찬은 이 곡을 “어릴 적 내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음악”이라며, 이번 연주는 “노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각자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지만, 함께 고민하고 치열하게 사투한 결과가 이번 연주”라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손민수는 듀오 연주에 대해 “자신의 소리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으며, 상대의 소리를 감싸며 여백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이번 무대에는 임윤찬이 소개한 10대 작곡가 이하느리(19)도 함께했다. 그는 ‘장미의 기사’ 모음곡의 두 대의 피아노 편곡을 맡았다. 임윤찬은 이하느리를 “신이 선택한 음악가”라며, “그가 어린 시절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에서 놀라운 노래성을 느꼈다”고 극찬했다.이들의 무대는 12일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 1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15일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며, 이후 25일에는 세계적 권위의 스위스 베르비에 음악제 무대에 오른다. 14일과 15일 공연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의 일환으로 진행된다.이번 듀오 무대는 단순한 스승과 제자의 협연을 넘어, 두 사람의 치열한 음악적 여정과 인간적 신뢰가 맞닿은 순간이다. 그리고 그 울림은 “서로 다른 영혼이 하나의 하모니로 노래하는 순간”이라는 손민수의 말처럼, 관객에게 잊지 못할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