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한마디 "조국, 특별 사면 시켜달라"

2025-08-07 09:56

 문재인 전 대통령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포함해줄 것을 대통령실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복 80주년 특사 정국이 급변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특정 인사의 사면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이번 건의의 배경과 향후 정치권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전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한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 우 수석은 이 대통령의 '국민임명식' 초청장 전달을 위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으나, 이 자리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의 이번 건의는 조 전 대표의 현 상황과 맞물려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으며, 향후 사면심사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특별사면을 준비 중이며, 현재 '민생 사면'을 중심으로 대상자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인 사면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기에, 대통령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나, 아직 최종적인 검토나 결정에 이르지 않았다"고 밝히며, 휴가 중인 이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 따라 사면 폭이 결정될 것임을 시사했다.

 


조국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되어 현재 수감 생활을 하고 있으며, 내년 12월 15일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시민사회와 종교계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는데, 이는 주로 '검찰권 남용으로 인한 피해 회복'과 '분열된 사회의 통합'을 명분으로 한다. 이들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과거 정부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오는 7일 사면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사면 대상자를 논의할 방침이다. 심사 결과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하며, 이르면 12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사면 대상자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면 건의가 이번 심사 과정과 최종 결정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그리고 이번 광복절 특사가 단순한 민생 사면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 전 대표의 사면 여부가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칠곡 할머니들, 뮤지컬로 돌아온 사연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창작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 당시 주요 뮤지컬 시상식에서 3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이 연극적 여정은 더욱 탄탄해진 캐스팅과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재연의 막을 올렸다.이번 공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 가장 큰 무기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다 여든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적고 시를 짓게 된 할머니들의 실제 경험담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무대 위 배우들은 할머니들이 꾹꾹 눌러 쓴 시구를 가사 삼아 노래하며,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노년의 삶을 경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다. 초연 멤버들이 전원 합류한 가운데 차청화와 김미려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새롭게 가세하여 극의 활력을 더했다.작품의 음악적 특징은 할머니들의 투박한 언어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냈다는 점에 있다. 제작진은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억양과 할머니들이 맞춤법에 서툴게 적어 내려간 표현들을 노래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반갑다'를 '방가따'라고 발음하는 식의 디테일은 할머니들의 삶을 미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배우들은 이러한 생소한 억양을 익히기 위해 대본에 악보처럼 음의 높낮이를 그려가며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출연 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차청화는 실제 고령의 시할머니를 모시며 느꼈던 감정들을 연기에 투영하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무게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희극인으로서 대중에게 친숙한 김미려 역시 할머니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유머와 슬픔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배역을 소화해냈다. 배우들의 이러한 진심 어린 접근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달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공연장 분위기는 여느 뮤지컬과는 사뭇 다르다.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노래로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온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관객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삶의 진실이 주는 힘 때문이다. 연출팀은 이러한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 공연 이후 뉴캐스트와 함께 전국 투어를 진행하며 더 많은 지역의 관객들과 할머니들의 시심(詩心)을 공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오는 6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여기도 시, 저기도 시"라고 읊조리던 할머니들의 발견처럼,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공연은 올여름 가장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들의 서툰 글씨체가 무대 위 조명을 받아 찬란한 노래로 피어나는 광경은 세대를 초월한 모든 이들에게 인생을 '오지게 재밌게'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