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덮친 특검, 권력·재계 연결고리 추적

2025-08-11 13:5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건희 여사가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것으로 알려진 반클리프 앤 아펠의 ‘스노우 플레이크 팬던트’ 목걸이의 국내 구매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특검은 최근 해당 브랜드의 국내 매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동일 모델의 구매자 명단과 구매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쯤 서희건설 회장의 최측근이 동일 모델을 구매한 기록이 확인되자 특검은 해당 인물이 김 여사 측에 선물했을 가능성과 그 대가로 공직 임명 등 인사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또한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가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 요직에 임명된 배경과 목걸이의 연관성도 수사 선상에 올려 놓은 상태다.

 

특검 수사 사실이 알려지자 서희건설이 위치한 서울 양재동 서희타워는 주말인 9일 자정 이후 출입 통제를 시행하고 건물 정문에 셔터를 내리는 등 전면 폐쇄 조치를 취했다. 관리사무소가 입주사에 보낸 문자에는 "긴급 상황으로 건물 전체가 통제된다"는 안내가 담겼고, 현장에는 바닥 보호용 비닐이 깔려 있는 모습이 목격돼 증거인멸 시도 의혹을 촉발했다. 입주사 관계자들은 평소 주말 출입이 자유로웠다며 갑작스러운 통제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고, 특검도 서희건설의 폐쇄 조치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황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김 여사의 친족 관련 거주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반클리프 목걸이를 확보했으나 감정 결과 모조품으로 판정됐다. 김 여사가 조사에서 해당 목걸이를 2010년경 홍콩에서 어머니 선물용으로 구입했다고 진술한 점도 주목받는다. 문제의 모델은 2015년 출시돼 2010년에 동일 모델의 정품을 구매했다는 진술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아 바꿔치기 또는 위증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검은 진품이 별도로 존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구매 기록과 선물 전달 경위를 추적 중이다.

 

 

 

서희건설 측은 “제기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구체적 언급을 거부했으나, 압수수색과 건물 폐쇄 사실은 확인되는 등 사건은 급속히 확산하는 양상이다. 특검은 확보한 구매 명단을 바탕으로 구매 시점과 결제 내역, 구매자 신원 확인을 위한 CCTV 영상과 카드 결제 자료, 매장 재고 기록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실과 관련 인사들에 대한 조사에서 나온 진술들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순방 전후의 선물 전달 정황과 관련자들의 연락 내역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필요 시 서희건설 관련자 및 목걸이 구매자들을 소환해 진술을 확보하고, 위증이나 증거인멸 혐의가 인정될 경우 관련 법리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만약 목걸이 제공이 인사 청탁 또는 뇌물 공여와 연결되면 형사처벌뿐 아니라 공직 임명·정책 신뢰성 측면에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검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추가적인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강제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며, 수사 결과는 향후 정치적·법적 책임 소지와 연계돼 주목된다.

 

이번 사건은 목걸이의 희소성과 고가성 때문에 선물의 출처를 특정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수사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기업에 대한 행정적·형사적 책임 추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시민단체는 수사의 투명성과 신속성을 촉구하며 관련 자료의 즉각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당국은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행정처분이나 제도 개선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확보한 물증과 진술을 종합해 관련자 소환 시점을 정할 계획이며, 수사 결과는 정치적 파급력과 법적 책임을 가리키는 중대한 척도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사는 일단 목걸이의 출처 규명에 방점을 두고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관련자 소환 시 언론 공개 여부도 관심이다. 지켜봐야한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보자기에 담긴 왕실의 법도, 창경궁 통명전의 대변신

봄 궁중문화축전'의 개막을 앞두고, 왕실 여성들의 섬세한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왕비의 취향'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 왕실의 장식과 포장 문화를 체험하는 몰입형 상황극 형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상황극의 배경이 된 통명전은 왕비의 침전이자 왕대비의 생활 공간으로 쓰였던 창경궁 내전의 핵심 전각이다. 이곳에서 펼쳐진 재현극은 세자빈의 회임을 축하하기 위한 왕비의 마음을 보자기 포장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냈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관람객들에게 보자기가 단순한 포장재를 넘어, 보내는 이의 정성과 축복을 온전히 담아내는 '마음의 그릇'이었음을 일깨워주었다. 관람객들은 왕비의 권유에 따라 비단 보자기를 직접 만져보며 왕실 법도에 담긴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몸소 체험했다.전통 보자기 전문가의 해설은 현대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전통 포장 문화를 일상의 언어로 치환해 전달했다. 보자기는 정해진 형태가 없는 유연한 도구로서 때로는 가방으로, 때로는 가구로 변신하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다. 포장의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선물을 받을 사람을 떠올리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설명은 현장을 찾은 내외국인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는 전통문화가 박제된 과거가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서적 연결 고리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행사장 주변에는 자수와 금박, 옥 공예 등 궁궐 여성들의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장식 문화를 보여주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상황극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공간에서 공예품을 감상하거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왕실의 미학을 다각도로 향유했다. 특히 한복을 차려입고 참여한 젊은 층과 한국의 전통미에 매료된 외국인 관광객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생생한 현장감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창경궁의 또 다른 공간인 영춘헌에서는 정조의 독서 공간을 현대적인 '워케이션' 장소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화제를 모았다. 집무실이자 서재였던 역사적 장소에서 차를 마시며 독서에 몰입하거나 향낭을 만드는 경험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궁궐이 주는 고요한 휴식과 집중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러한 시도는 국가유산이 보존의 대상을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궁중문화축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명실상부한 국가적 축제로 성장했다. 지난해 80만 명을 넘어선 참여 인원은 올해 165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할 만큼 그 규모가 확장되었으며, 관람객 만족도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통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예술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이러한 노력은, 우리 궁궐이 지닌 무한한 예술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