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좋아요'가 목숨값인가?…계속되는 '인증샷' 추락사에 전 세계 '경악'

2025-09-08 17:10

 수많은 팔로워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전하던 20대 한국인 여행 인플루언서가 '인생샷'을 남기려다 몽골의 화산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그의 SNS에 환호하던 약 9만 명의 팔로워들은 더 이상 새로운 여행 소식을 접할 수 없게 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8월 28일(현지시간) 몽골 불간 주에 위치한 오랑터거(Uran Togoo) 화산에서 20대 여성 A씨가 추락해 사망했다. 여행 관련 콘텐츠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A씨는 몽골 북부로 출장을 떠났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비극의 무대가 된 오랑터거 화산은 해발 약 1680m에 달하는 휴화산이다. 지름 500~600m, 깊이 50~60m의 거대한 분화구는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그 안에는 푸른 풀밭과 작은 호수가 펼쳐져 있어 독특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홉스골 국립공원 인근의 대표적인 트래킹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사고 당시 화산 정상 부근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예기치 못한 강풍이 휘몰아쳤고, A씨는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수십 미터 아래 분화구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 외교 당국은 현지 경찰과 공조하여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번 사고는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SNS '인증샷' 문화의 어두운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더 많은 '좋아요'와 관심을 받기 위해 절벽이나 화산 분화구 같은 위험천만한 장소에 무방비로 접근하는 행태가 만연해 있으며,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생샷'을 찍으려다 목숨을 잃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이젠 화산에서는 한 중국인 여성 관광객이 분화구에 떨어져 사망했다. 그는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현지 가이드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위험하다"는 경고를 무시한 채 절벽 가장자리로 다가갔다. 심지어 더 멋진 사진을 위해 뒤로 물러서다 자신이 입고 있던 긴 옷자락을 밟고 미끄러지면서 참변을 당했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목숨을 거는 위험한 곡예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해외 유명 트래킹 코스나 관광지의 위험 구역에 대한 통제와 안전 관리를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여행객 스스로가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성숙한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 장의 '인생샷'이 영정사진이 될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보자기에 담긴 왕실의 법도, 창경궁 통명전의 대변신

봄 궁중문화축전'의 개막을 앞두고, 왕실 여성들의 섬세한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왕비의 취향'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 왕실의 장식과 포장 문화를 체험하는 몰입형 상황극 형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상황극의 배경이 된 통명전은 왕비의 침전이자 왕대비의 생활 공간으로 쓰였던 창경궁 내전의 핵심 전각이다. 이곳에서 펼쳐진 재현극은 세자빈의 회임을 축하하기 위한 왕비의 마음을 보자기 포장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냈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관람객들에게 보자기가 단순한 포장재를 넘어, 보내는 이의 정성과 축복을 온전히 담아내는 '마음의 그릇'이었음을 일깨워주었다. 관람객들은 왕비의 권유에 따라 비단 보자기를 직접 만져보며 왕실 법도에 담긴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몸소 체험했다.전통 보자기 전문가의 해설은 현대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전통 포장 문화를 일상의 언어로 치환해 전달했다. 보자기는 정해진 형태가 없는 유연한 도구로서 때로는 가방으로, 때로는 가구로 변신하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다. 포장의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선물을 받을 사람을 떠올리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설명은 현장을 찾은 내외국인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는 전통문화가 박제된 과거가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서적 연결 고리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행사장 주변에는 자수와 금박, 옥 공예 등 궁궐 여성들의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장식 문화를 보여주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상황극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공간에서 공예품을 감상하거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왕실의 미학을 다각도로 향유했다. 특히 한복을 차려입고 참여한 젊은 층과 한국의 전통미에 매료된 외국인 관광객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생생한 현장감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창경궁의 또 다른 공간인 영춘헌에서는 정조의 독서 공간을 현대적인 '워케이션' 장소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화제를 모았다. 집무실이자 서재였던 역사적 장소에서 차를 마시며 독서에 몰입하거나 향낭을 만드는 경험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궁궐이 주는 고요한 휴식과 집중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러한 시도는 국가유산이 보존의 대상을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궁중문화축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명실상부한 국가적 축제로 성장했다. 지난해 80만 명을 넘어선 참여 인원은 올해 165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할 만큼 그 규모가 확장되었으며, 관람객 만족도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통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예술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이러한 노력은, 우리 궁궐이 지닌 무한한 예술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