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한동훈은 문재인 사냥개...검찰 시대 끝장냈다"
2025-09-09 16:36
검사 출신 정치 거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대한민국 검찰의 76년 역사에 대해 사실상의 '사망 선고'를 내렸다. 그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해방 후 76년을 내려오던 검사시대가 끝나는 모양"이라며,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검찰이라는 조직의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는 통렬한 비평이자, 자신의 '친정'을 향한 애증이 뒤섞인 장문의 조사(弔辭)와도 같았다.홍 전 시장은 먼저 검찰의 빛나던 과거를 소환했다. 그는 "해방 후 오재도 검사를 중심으로 이 나라를 지킨 좌익척결의 선봉장이었고 그 후 지금까지 범죄척결의 선봉장이었다"고 평가하며, 국가의 근간을 세우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데 검찰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는 검찰 조직에 대한 그의 깊은 자부심과 애정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자, 이어질 비판의 무게를 더하는 서막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광의 역사는 정치권력과의 유착 속에서 빛을 잃기 시작했다. 홍 전 시장은 그 변질의 정점을 문재인 정부 시절로 지목하며, 현재 권력의 핵심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실명을 거침없이 거론했다. 그는 "윤석열, 한동훈 검사가 보수 궤멸에 앞장서서 문재인 사냥개 노릇을 하면서 본격적인 정치검찰의 정점을 찍었다"고 직격했다. 이는 당시 두 검사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아닌, 특정 정치 세력을 겨냥한 '하명 수사'를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신랄한 비판이다.

과거 자신의 발언을 회상하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바람이 불면 풀은 눕지만 검찰은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는 10년 전의 일갈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원칙을 잃어버린 검찰 조직의 나약함을 꿰뚫어 본 예언과도 같았다. 그는 "사를 천직으로 자부심 갖고 살던 검찰 후배들이 참 안쓰럽다"며, 정치에 휘둘린 선배들 때문에 조직 전체가 위기에 처한 현실에 놓인 후배 검사들을 향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그는 수사권이 조각난 현재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국수본과 중수청, 공수처,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이렇게 수사권을 쪼개 가지고 제대로 범죄수사가 될까요?"라고 반문하며, 비효율적인 다두체제를 비판했다. 이어 "모든 수사권을 통할하는 독립적인 국가 수사청 하나만 두고 국수본, 중수청, 공수처는 모두 폐지 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며, 강력하고 독립적인 단일 수사기구 창설이라는 파격적인 해법을 내놓았다. 이는 검찰 시대를 끝낸 장본인들을 비판하면서도, 검찰의 대안까지 제시하는 노회한 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그의 조각 실험은 인간의 인위적인 의도를 걷어내고 중력과 속도, 물질의 본성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운 질서를 탐구해 왔다. 억지로 다듬지 않은 투박한 흙의 모습은 작가의 손끝을 거쳐 비로소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난다.서울 롯데뮤지엄에서 막을 올린 '이강소: 일어나고 사라지는' 전시는 거장의 50년 예술 여정을 150여 점의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간 회화에 가려져 있던 조각과 판화의 비중을 높여 작가의 다각적인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1973년 명동화랑에서 선보였던 전설적인 퍼포먼스 '소멸'이 53년 만에 재현되어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놓인 낡은 탁자와 의자는 과거의 복원을 넘어 새로운 시간과 관객을 만나며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낸다.이강소의 작업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비움'과 '무위(無爲)'다. 그는 붓을 잡을 때조차 미리 정해진 형상을 쫓지 않는다. 마음을 비우고 붓이 가는 대로 몸을 맡길 때 비로소 예기치 못한 신비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면 속 오리나 배의 형상은 뚜렷한 실체가 아니라 몇 번의 붓질이 남긴 흔적일 뿐이다. 작가는 자신의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을 경계하며, 끊임없이 '나의 아성'을 죽이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실재와 이미지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의문은 그의 설치 작품 '여백'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낙동강변의 갈대를 전시장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거울과 관람객의 모습이 투영되며 매 순간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의 발자국을 작품으로 삼았던 것처럼, 그는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소를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존재한다는 것이 과연 우리가 보는 그대로인지 묻는 거장의 질문은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2025년 신작 '바람이 분다' 연작은 노장의 멈추지 않는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화선지와 먹을 활용해 한국화의 형식을 빌려온 이 작업에는 수십 년 전 지인에게 받은 낙관이 찍혀 있다.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붓질이 교차하며 나타남과 사라짐의 미학을 완성한다. 검은 물감 위에 흰색을 덮어 지우고 다시 드러내는 과정은, 끊임없이 의도를 지워내려는 작가의 치열한 고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새벽 작업실로 향하는 이강소는 여전히 다음 작업을 궁리하는 현역이다. 익숙해진 방식을 버리고 '안 하던 짓'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태도는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회화와 조각, 사진과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어온 그의 실험은 11월 1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난다. 거장이 빚어낸 찰나의 흔적들은 우리가 믿어온 실재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