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돈 더 푼다"…'바닥' 찍은 경제 살리기 위해 확장 재정 '대못'
2025-12-11 17:48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당분간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등 여러 부처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문답을 통해 이 같은 정책 방향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 아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해 경기 하강 흐름을 반전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날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구 부총리에게 "내년에도 올해 규모로 확장 재정 지출을 해야 하나, 아니면 완화해도 괜찮으냐"고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이에 구 부총리는 세입 여건이 개선된다면 국가채무 발행을 줄이면서도 인공지능(AI) 투자나 초혁신 경제성장 등 미래를 위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내후년도 확장 재정 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인 거죠"라고 재차 확인했고, 구 부총리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기술개발 및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에 동의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경제 분야의 처벌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 필요성도 역설했다. 경제형벌합리화 태스크포스(TF)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우리나라는 형벌 법규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경제 분야의 형벌은 "국가의 역량은 소진하는데 제재 효과가 사실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형사처벌 대신 실질적인 '경제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기업에게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어줘야 어떤 것이 손실이고 이익인가를 파악하게 된다"고 강조, 처벌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다. 1990년대 초부터 본격화된 그의 조각 실험은 인간의 인위적인 의도를 걷어내고 중력과 속도, 물질의 본성이 빚어내는 자연스러운 질서를 탐구해 왔다. 억지로 다듬지 않은 투박한 흙의 모습은 작가의 손끝을 거쳐 비로소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난다.서울 롯데뮤지엄에서 막을 올린 '이강소: 일어나고 사라지는' 전시는 거장의 50년 예술 여정을 150여 점의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그간 회화에 가려져 있던 조각과 판화의 비중을 높여 작가의 다각적인 예술 세계를 조명한다. 특히 1973년 명동화랑에서 선보였던 전설적인 퍼포먼스 '소멸'이 53년 만에 재현되어 눈길을 끈다. 전시장에 놓인 낡은 탁자와 의자는 과거의 복원을 넘어 새로운 시간과 관객을 만나며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낸다.이강소의 작업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비움'과 '무위(無爲)'다. 그는 붓을 잡을 때조차 미리 정해진 형상을 쫓지 않는다. 마음을 비우고 붓이 가는 대로 몸을 맡길 때 비로소 예기치 못한 신비로운 이미지가 나타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면 속 오리나 배의 형상은 뚜렷한 실체가 아니라 몇 번의 붓질이 남긴 흔적일 뿐이다. 작가는 자신의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을 경계하며, 끊임없이 '나의 아성'을 죽이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실재와 이미지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의문은 그의 설치 작품 '여백'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낙동강변의 갈대를 전시장으로 옮겨온 이 작품은 거울과 관람객의 모습이 투영되며 매 순간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의 발자국을 작품으로 삼았던 것처럼, 그는 자신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외부의 요소를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존재한다는 것이 과연 우리가 보는 그대로인지 묻는 거장의 질문은 반세기 넘게 이어지고 있다.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2025년 신작 '바람이 분다' 연작은 노장의 멈추지 않는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화선지와 먹을 활용해 한국화의 형식을 빌려온 이 작업에는 수십 년 전 지인에게 받은 낙관이 찍혀 있다.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붓질이 교차하며 나타남과 사라짐의 미학을 완성한다. 검은 물감 위에 흰색을 덮어 지우고 다시 드러내는 과정은, 끊임없이 의도를 지워내려는 작가의 치열한 고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새벽 작업실로 향하는 이강소는 여전히 다음 작업을 궁리하는 현역이다. 익숙해진 방식을 버리고 '안 하던 짓'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태도는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회화와 조각, 사진과 퍼포먼스를 넘나들며 경계를 허물어온 그의 실험은 11월 1일까지 관람객들과 만난다. 거장이 빚어낸 찰나의 흔적들은 우리가 믿어온 실재의 의미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