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주마" 전한길 승부수에... 국힘 "쇄신 도와줘서 감사"
2026-03-11 09:18
'한국사 일타강사'에서 '강성 보수 스피커'로 변신한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정치 복귀 반대 입장을 정하자, 이를 "용납할 수 없는 배신"으로 규정하고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 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직접 방문해 탈당계를 제출하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그는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을 통해 "내일 당장 탈당계를 내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결과다. 당시 국민의힘은 수감 중인 권성동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106명 전원의 명의로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 반대'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는 당이 과거 보수 정권의 과오와 선을 긋고 중도층 확장을 꾀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 씨는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혹은 야당 대표)을 돕는 이적행위"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방송에서 "계엄은 윤 전 대통령의 통치 행위였는데, 왜 당이 나서서 사과하며 대통령을 부정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스페인어로 '낙하산' 혹은 '부패한 기득권'을 뜻하는 은어인 '엔추파도스(Enchufados)'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당 소속 의원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전 씨의 이러한 '극대노'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냉소적이다. 한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우리는 전 씨의 행보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고 일축하며 "오히려 그가 탈당해 주는 것이 당의 혁신과 이미지 쇄신에 도움이 된다. 나가주면 고마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이 극우 유튜버 세력과 거리를 두고 합리적 보수로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콘크리트 보수층'을 대변해 온 전한길 씨의 탈당은 보수 진영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배신자 프레임'을 들고나온 전 씨와 '손절'을 택한 국민의힘, 양측의 결별이 향후 보수 지형 재편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봄 궁중문화축전'의 개막을 앞두고, 왕실 여성들의 섬세한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왕비의 취향'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유물을 관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역사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 왕실의 장식과 포장 문화를 체험하는 몰입형 상황극 형식을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상황극의 배경이 된 통명전은 왕비의 침전이자 왕대비의 생활 공간으로 쓰였던 창경궁 내전의 핵심 전각이다. 이곳에서 펼쳐진 재현극은 세자빈의 회임을 축하하기 위한 왕비의 마음을 보자기 포장이라는 매개체로 풀어냈다.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는 관람객들에게 보자기가 단순한 포장재를 넘어, 보내는 이의 정성과 축복을 온전히 담아내는 '마음의 그릇'이었음을 일깨워주었다. 관람객들은 왕비의 권유에 따라 비단 보자기를 직접 만져보며 왕실 법도에 담긴 배려와 존중의 가치를 몸소 체험했다.전통 보자기 전문가의 해설은 현대인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전통 포장 문화를 일상의 언어로 치환해 전달했다. 보자기는 정해진 형태가 없는 유연한 도구로서 때로는 가방으로, 때로는 가구로 변신하며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다. 포장의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선물을 받을 사람을 떠올리는 따뜻한 마음이라는 설명은 현장을 찾은 내외국인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는 전통문화가 박제된 과거가 아닌,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정서적 연결 고리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행사장 주변에는 자수와 금박, 옥 공예 등 궁궐 여성들의 화려하면서도 정갈한 장식 문화를 보여주는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상황극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공간에서 공예품을 감상하거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왕실의 미학을 다각도로 향유했다. 특히 한복을 차려입고 참여한 젊은 층과 한국의 전통미에 매료된 외국인 관광객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생생한 현장감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창경궁의 또 다른 공간인 영춘헌에서는 정조의 독서 공간을 현대적인 '워케이션' 장소로 재해석한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화제를 모았다. 집무실이자 서재였던 역사적 장소에서 차를 마시며 독서에 몰입하거나 향낭을 만드는 경험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궁궐이 주는 고요한 휴식과 집중의 시간을 선사했다. 이러한 시도는 국가유산이 보존의 대상을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궁중문화축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명실상부한 국가적 축제로 성장했다. 지난해 80만 명을 넘어선 참여 인원은 올해 165만 명 방문을 목표로 할 만큼 그 규모가 확장되었으며, 관람객 만족도 역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통의 원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예술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이러한 노력은, 우리 궁궐이 지닌 무한한 예술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