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4월부터 '불가마' 시작

2026-04-13 19:08

 4월 중순이라고는 믿기 힘든 한여름 날씨가 전국을 강타했다. 13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고 강한 햇볕이 내리쬐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올랐으며, 갑작스러운 더위에 시민들은 SNS를 통해 놀라움을 표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7.3도까지 치솟아 평년보다 무려 10도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의 기온은 30도에 육박했으며, 전국 곳곳에서는 4월 중순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새롭게 쓰였다. 경남 김해와 통영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4월 중순을 맞았고, 부산과 광주 역시 역대 상위권에 해당하는 높은 기온을 보였다.

 


이처럼 이례적인 고온 현상의 원인은 한반도를 덮은 고기압에 있다. 고기압의 영향권 안에서 하늘이 맑아지면서 강한 일사 효과가 더해져 낮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다.

 

기상청은 이러한 초여름 더위가 14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15도에서 28도 사이로 예보되었으며, 서울 27도를 비롯한 중부지방과 호남 내륙을 중심으로 25도를 훌쩍 넘는 더운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의 이상 고온 현상은 지난 3월부터 감지됐다. 3월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1.3도 높았으며, 하순부터 이미 20도를 넘나드는 날씨가 관측됐다. 특히 우리나라 주변 바다의 평균 해수면 온도 역시 작년보다 1.4도나 높아진 상태다.

 

기상청은 이미 2026년 봄·여름 날씨 전망을 통해 4월과 6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크다고 예보한 바 있다. 이는 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는 추세 속에서, 앞으로 다가올 여름 폭염의 강도와 기간이 예년보다 심각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부천아트벙커B39, 소각장에서 예술 성지로

예술의 열기를 내뿜는 공간으로 변모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95년부터 하루 200톤의 폐기물을 처리하던 이곳은 환경 문제와 자원순환센터 확장으로 인해 2010년 가동을 멈췄다. 철거 위기에 놓였던 산업 유산은 2014년 문화 재생 사업에 선정되며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고, 2018년 마침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공간의 명칭인 ‘B39’는 소각장의 핵심 시설이었던 벙커의 깊이 39m에서 유래했다. 거대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이 수직적 공간은 과거 생활 쓰레기가 가득 찼던 곳이지만, 현재는 창의적인 전시와 공연이 펼쳐지는 웅장한 무대로 쓰인다. 방문객들은 쓰레기의 반입부터 소각, 정화에 이르는 과거의 공정 라인을 따라 설계된 동선을 이동하며 독특한 공간감을 경험한다.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산업 시설의 골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예술가들에게는 영감을, 시민들에게는 휴식을 제공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1층은 시민과 예술가가 공존하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됐다. 쓰레기 수거 차량이 드나들던 넓은 부지는 첨단 음향과 영상 장비를 갖춘 ‘멀티미디어홀’로 변신해 대규모 콘퍼런스와 기획 전시를 소화한다. 소각로가 있던 야외 공간은 벽면을 철거해 하늘을 내부로 끌어들인 ‘에어 갤러리’가 되어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화하는 예술적 풍경을 선사한다. 특히 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유 주방과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해 과거 소각장 주변에서 생활하며 불편을 겪었던 이웃들이 공간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시설의 상층부로 올라가면 소각장의 역사를 기록한 아카이브관과 보존구역이 나타난다. 중앙제어실은 소각 설비를 통제하던 과거의 긴박함을 간직한 채 부천시민의 활동을 기록한 작은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4층과 5층의 보존구역은 복잡한 기계 설비가 그대로 남아 있어 SF 영화나 스릴러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이러한 이색적인 풍경은 루이비통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화보 촬영지로 선택받으며 부천아트벙커B39의 이름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올해부터 부천시가 직접 운영을 맡으면서 행정적 성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에 2회 연속 선정되며 지역 문화를 대표하는 자산임을 입증했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공모 사업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고, 오는 10월에는 대규모 미디어아트 전시인 ‘스펙트럴 크로싱스’를 준비하는 등 콘텐츠의 질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해 ‘부천팔경’으로 선정된 이후 방문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부천아트벙커B39는 단순한 전시장을 넘어 소리와 빛, 공기의 흐름이 입체적으로 교차하는 거대한 예술 작품 그 자체다. 39m 높이의 천장을 타고 울려 퍼지는 전자음악과 거친 콘크리트 벽면을 수놓는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는 방문객들에게 초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혐오시설이라는 과거의 굴레를 벗고 미래 지향적인 문화 아지트로 거듭난 이곳은 산업 유산 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낡은 소각로에서 피어난 예술의 불꽃은 이제 부천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문화적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