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제친 최형우, 통산 2623안타로 단독 1위 등극
2026-05-04 18:36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가 새롭게 쓰였다.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타자 최형우가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부문에서 새로운 1위로 등극하며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이달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종전 1위였던 두산 베어스 소속 손아섭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42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달성한 이번 대기록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함이 만들어낸 값진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2619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던 최형우는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는 4번의 타석에 들어서 홈런 1개를 포함해 4개의 안타를 모두 때려내는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이로써 통산 안타 개수를 2623개로 늘리며 손아섭이 보유하고 있던 2622안타 기록을 단숨에 넘어섰다. 이날의 맹활약으로 그의 시즌 타율은 0.346까지 치솟았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오피에스 수치 역시 1.000을 기록하며 전성기 못지않은 파괴력을 입증했다.

반면 최형우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손아섭의 최근 행보는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군림했던 그는 지난해 최초로 2600안타 고지를 밟으며 3000안타 달성이라는 꿈을 꾸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급격한 기량 저하를 겪으며 타석에서의 생산력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겨울 우여곡절 끝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으나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이후 두산으로 팀을 옮겼지만 1할대 초반의 빈공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달 말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과거 손아섭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으며, 스스로 한계를 느낄 때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그가 마주한 현실은 과거의 자신감과는 거리가 멀다. 젊은 선수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팀 내 입지가 크게 좁아진 데다, 자신보다 5살이나 많은 선배 최형우에게 평생의 훈장과도 같았던 최다 안타 타이틀마저 내어주며 야구 인생의 가장 험난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의 파격적인 수위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이번 공연은 런던의 기니피그 카페 운영자이자 문제투성이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플리백'의 내면을 스탠드업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다. 제작을 맡은 브러쉬씨어터 측은 5년 전 원작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한국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쳤음을 밝혔다.주인공의 이름인 '플리백'은 지저분하거나 누추한 대상을 일컫는 비속어다. 이름의 의미처럼 극 중 인물은 면접 도중 상의를 벗거나 거침없는 성적 농담을 쏟아내는 등 사회적 통념을 깨뜨리는 돌발 행동을 일삼는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중한 친구를 잃은 슬픔과 가족 간의 불화, 그리고 스스로를 향한 지독한 혐오와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다. 류주연 연출은 한국 문화와의 정서적 거리감을 우려하면서도, 인물이 느끼는 근원적인 외로움과 사랑에 대한 갈망은 국경을 초월한 보편적 감정이라는 판단하에 원작의 자극적인 설정을 가감 없이 유지했다.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거대한 도전이었다. 김히어라는 연습실 밖에서는 차마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든 대사들을 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연습에 매진했다고 털어놨다. 김주연 역시 상상조차 못 했던 대본의 수위에 악몽까지 꿀 정도로 압박감이 컸음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무대를 선택한 이유는 기존 한국 연극계에서 보기 드문 1인극 형식과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적 매력, 그리고 캐릭터가 가진 날 것 그대로의 솔직함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이번 한국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김히어라, 김주연, 김규남 세 배우의 개성에 맞춰 무대 연출을 완전히 차별화했다는 점이다. 류 연출은 배우마다 음향, 조명, 세트를 각각 다르게 제작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감행했다. 김히어라는 의자 하나만 놓인 단출한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소통하며 원작의 코미디적 요소를 극대화한다. 반면 김주연은 풍성한 소품을 활용해 드라마틱한 서사를 강조하며, 김규남은 다양한 종류의 의자를 매개로 감정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한 작품 안에서 세 가지 버전의 무대를 만날 수 있는 셈이다.제작진과 출연진은 '플리백'이 가진 최고의 미덕으로 '지독한 솔직함'을 꼽았다. 무대 위에서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낼 때 비로소 관객과 진실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믿음에서다. 배우들은 관객들이 플리백의 기행을 보며 웃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속에 투영된 자신의 상처와 실수를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겉으로는 완벽한 척 살아가지만 속으로는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작품은 일종의 거울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파격적인 성적 묘사와 욕설이 난무하는 대본임에도 불구하고 '플리백'이 관객의 공감을 얻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자극을 위한 장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물의 누추한 내면을 끝까지 파헤친 끝에 마주하는 것은 결국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갈구다. 3인 3색의 매력으로 중무장한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한국 연극 시장에 새로운 충격파를 던진 이 문제작이 어떤 담론을 형성하며 막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