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도프스키, 캄 노우와 눈물의 작별…아내 안나도 오열

2026-05-19 19:09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수로 꼽히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정들었던 바르셀로나와 작별하며 전설적인 여정의 한 장을 마무리했다. 지난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 노우에서 열린 레알 베티스와의 라리가 최종전은 레반도프스키가 블라우그라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무대였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한 그는 경기 내내 노련한 플레이로 팀을 이끌었고, 후반 40분 교체 아웃되는 순간 9만여 홈팬들의 뜨거운 기립 박수를 받으며 4년간의 동행을 마쳤다.

 

경기가 종료된 후 그라운드는 감동과 눈물로 가득 찼다. 레반도프스키는 자신의 가족들을 경기장 안으로 불러들였고, 남편의 마지막을 지켜본 아내 안나는 두 자녀와 함께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며 그에게 다가갔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와 구단에 깊은 애정을 쏟았던 가족들의 진심 어린 눈물은 지켜보던 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레반도프스키 역시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며 가족들을 품에 안고 캄 노우의 밤하늘을 응시했다.

 


마이크를 잡은 레반도프스키는 팬들을 향해 진솔한 고백을 이어갔다. 그는 바르셀로나에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부터 이곳을 집처럼 느꼈으며,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동료들과 코치진, 그리고 모든 구단 직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비록 몸은 떠나지만 바르셀로나라는 이름은 영원히 가슴속에 남을 것이라는 그의 고별사에 팬들은 대형 배너를 펼쳐 응답했다. 배너에는 '모든 것은 당신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문구가 적혀 있어 그가 팀에 끼친 막대한 영향력을 짐작게 했다.

 

지난 2022년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스페인에 입성한 레반도프스키의 기록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4시즌 동안 총 191경기에 나서 119골을 터뜨린 그는 서른여덟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이번 마지막 시즌에도 공식전 18골을 몰아치며 팀의 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수집한 트로피만 해도 라리가 우승 3회를 포함해 총 7개에 달하며, 이는 그가 단순히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실력으로 팀의 전성기를 지탱했음을 증명한다.

 


레반도프스키의 헌신에 보답하듯 동료들은 '가드 오브 아너'를 만들어 퇴장하는 전설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모든 행사가 끝난 뒤에도 그는 자정이 넘도록 홀로 그라운드에 남아 지난 4년의 시간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텅 빈 경기장을 바라보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그의 뒷모습은 한 시대를 풍미한 스트라이커의 품격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팬들은 그가 떠난 자리를 한동안 떠나지 못하고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전설과의 작별을 아쉬워했다.

 

바르셀로나와의 계약은 종료되었지만 레반도프스키의 축구 인생은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비록 2026 북중미 월드컵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여전한 득점 감각을 보유한 그를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시카고 파이어를 비롯해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구단들이 그의 영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 무대를 평정한 득점 기계가 다음에는 어느 대륙에서 골 폭풍을 이어갈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봄동비빔밥'에 진심인 당신…'제철코어' 열풍의 뿌리 찾았다

가 2030 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잊힌 줄 알았던 24절기의 감각이 현대인의 취향과 만나 특별한 문화적 자산으로 소비되는 지금,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은 자연의 리듬을 삶의 기준으로 삼았던 선조들의 통찰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기획전 ‘이십사(二十四): 하늘을 읽어 땅을 살리다’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전시는 단순히 유물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측-전달-실천’이라는 세 가지 흐름을 통해 절기가 어떻게 우리 삶의 지도가 되었는지 추적한다. 1부 ‘관측: 하늘을 읽다’에서는 혼천의와 앙부일구 등 정교한 천문 기구를 통해 절기가 치밀한 과학의 산물이었음을 증명한다. 특히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위해 거리에 설치한 해시계 앙부일구는, 누구나 ‘때’를 알고 삶의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하려 했던 당시의 혁신적인 통치 철학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2부 ‘전달: 삶으로 잇다’에서는 국가가 독점하던 천문 지식을 백성의 손으로 넘겨주려 했던 실학자들의 실사구시 정신을 조명한다. 보물 제2032호인 ‘혼개통헌의’는 실학자 유금이 만든 휴대용 천문계산기로, 이번 전시의 핵심 유물이다. 관람객들은 인터랙티브 체험을 통해 직접 별자리를 읽으며, 절기를 읽는 행위가 관의 영역을 넘어 개인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과정을 경험한다. 글을 모르는 백성들도 노래로 절기를 익힐 수 있게 했던 ‘농가월령가’ 역시 지식의 대중화를 꿈꿨던 실학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전시의 하이라이트인 3부 ‘실천: 땅을 살리다’는 과거의 지혜를 기후 위기 시대의 생태적 대안으로 연결하며 ‘제철코어’의 진정한 의미를 완성한다. 여기서는 단순히 제철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자연의 순환에 몸을 맡긴 채 살아가는 현대판 실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철에 맞춰 농사를 짓는 농부들과 지역 식재료로 계절의 맛을 구현하는 셰프들의 인터뷰는, 절기를 따르는 삶이 오늘날 우리에게 왜 필요한 감각인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특히 남양주 조안면 주민들과 협업해 전시장 내에 설치한 ‘생태변기’는 이번 전시의 파격적인 시도 중 하나다. 배설물을 버려지는 오물이 아닌 소중한 퇴비로 되돌리는 이 장치는, 박제가가 ‘북학의’에서 주창했던 자원 순환의 철학을 21세기의 언어로 재현한 것이다. 이는 ‘제철코어’가 단순한 미식 트렌드를 넘어, 지구와 공존하기 위한 생태적 실천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절기를 따라 삶의 리듬을 세우는 일이 현대 사회의 피로를 치유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박물관은 전시와 연계해 지역 어르신들의 손맛을 배우는 ‘할머니의 절기밥상’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절기의 감각을 일깨우는 로컬 커뮤니티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0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하늘의 시간을 읽어 땅을 살리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오늘날 ‘제철코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우리 곁에 살아 숨 쉬고 있는지 확인시켜 주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