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군단 손호영, 한동희 공백 메울 3루수 낙점

2026-05-22 21:43

 롯데 자이언츠의 타선에 비상이 걸렸다.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하던 한동희가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김태형 감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동희는 최근 부산 거인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쪽 내복사근에 경미한 근육 손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 측은 재활에 약 2주에서 3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김태형 감독 역시 선수의 타격감이 살아나던 시점에 발생한 이번 부상에 대해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시즌 초반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고생했던 한동희에게는 이번이 벌써 두 번째 부상 악재다.

 

이달 들어 한동희는 3할이 넘는 고타율과 함께 홈런포를 가동하며 롯데 타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특히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면모를 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기에 그의 공백은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가 전력에서 빠지게 된 것에 대해 팀 타선의 힘이 실리기 시작한 시점이라 아쉬움이 크다고 언급했다. 향후 2주간의 회복 상태를 지켜본 뒤 훈련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실전 복귀까지는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타선의 악재 속에서도 마운드에서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불펜의 새로운 믿을맨으로 거듭난 현도훈의 활약이 눈부시다.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해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안정감을 뽐내고 있는 현도훈은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과거 두산 시절부터 그를 지켜봐 온 김 감독은 현도훈이 1군 무대에서 자신감을 회복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중요한 승부처에서 도망가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는 배짱이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는 한동희가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손호영을 3루수로 배치하는 등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다. 2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장두성, 고승민, 레이예스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타순을 구성하며 공백 최소화에 나섰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유강남이 배치되었으며, 하위 타선에서는 전민재와 손성빈이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동희의 이탈로 인해 나승엽과 전준우 등 기존 주축 타자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형국이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는 좌완 김진욱이 오른다. 김진욱에게 이번 삼성전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해 삼성 타선을 상대로 극도의 부진을 겪었던 기억을 지워내야 하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에게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본인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자신 있게 승부할 것을 주문했다. 상대 타자를 피하려다 볼넷을 내주기보다는 정면 승부를 통해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투수 본인의 성장과 팀의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부상이라는 피할 수 없는 변수가 발생했지만, 롯데는 남은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한동희의 재활이 진행되는 동안 대체 자원들이 얼마나 공백을 잘 메워주느냐가 6월 순위 싸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불펜의 안정세와 선발진의 자신감 회복이 맞물린다면 타선의 공백을 마운드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는 이번 삼성과의 시리즈를 통해 팀의 위기관리 능력을 시험대에 올리게 되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칠곡 할머니들, 뮤지컬로 돌아온 사연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창작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하여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연 당시 주요 뮤지컬 시상식에서 3관왕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이 연극적 여정은 더욱 탄탄해진 캐스팅과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재연의 막을 올렸다.이번 공연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진정성이 가장 큰 무기다. 평생 글을 모르고 살다 여든이 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적고 시를 짓게 된 할머니들의 실제 경험담이 극 전체를 관통한다. 무대 위 배우들은 할머니들이 꾹꾹 눌러 쓴 시구를 가사 삼아 노래하며,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노년의 삶을 경쾌하면서도 뭉클하게 그려낸다. 초연 멤버들이 전원 합류한 가운데 차청화와 김미려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새롭게 가세하여 극의 활력을 더했다.작품의 음악적 특징은 할머니들의 투박한 언어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냈다는 점에 있다. 제작진은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억양과 할머니들이 맞춤법에 서툴게 적어 내려간 표현들을 노래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반갑다'를 '방가따'라고 발음하는 식의 디테일은 할머니들의 삶을 미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배우들은 이러한 생소한 억양을 익히기 위해 대본에 악보처럼 음의 높낮이를 그려가며 연습에 매진했다는 후문이다.출연 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차청화는 실제 고령의 시할머니를 모시며 느꼈던 감정들을 연기에 투영하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긴 무게감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희극인으로서 대중에게 친숙한 김미려 역시 할머니들의 삶 속에 녹아있는 유머와 슬픔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배역을 소화해냈다. 배우들의 이러한 진심 어린 접근은 관객들에게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 깊은 울림을 전달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공연장 분위기는 여느 뮤지컬과는 사뭇 다르다. 할머니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노래로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온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도 관객들이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삶의 진실이 주는 힘 때문이다. 연출팀은 이러한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 공연 이후 뉴캐스트와 함께 전국 투어를 진행하며 더 많은 지역의 관객들과 할머니들의 시심(詩心)을 공유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오는 6월 28일까지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여기도 시, 저기도 시"라고 읊조리던 할머니들의 발견처럼,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공연은 올여름 가장 따뜻한 위로의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들의 서툰 글씨체가 무대 위 조명을 받아 찬란한 노래로 피어나는 광경은 세대를 초월한 모든 이들에게 인생을 '오지게 재밌게'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