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아베 사임, 이승엽 홀로서기 시험대
2026-05-27 17:59
일본 프로야구의 자존심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유례없는 풍파에 휩싸였다. 자녀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아베 신노스케 감독이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정하면서 팀은 거대한 혼란에 빠졌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26일 아베 감독의 전격 사임 소식을 일제히 타전하며, 스타 출신 지도자의 불명예스러운 퇴진이 구단 역사에 남길 오점을 집중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감독 교체를 넘어 아베 감독 체제에서 영입된 코치진의 거취 문제로 번지며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가장 시선이 쏠리는 대목은 올해부터 요미우리 1군 타격 파트를 맡고 있는 이승엽 코치의 행보다. 이승엽 코치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아베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아 요미우리에 합류했다. 아베 감독은 현역 시절 동료였던 이승엽 코치의 성실함과 타격 이론을 높이 평가하며 구단에 직접 영입을 요청할 정도로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요미우리의 역대 70대 4번 타자라는 상징성을 가진 이승엽 코치에게 아베 감독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강력한 지지자였다.

현재 요미우리의 성적 또한 이승엽 코치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소다. 요미우리는 센트럴리그 3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 타율은 리그 하위권인 0.227에 머물러 있다. 타격 부진의 화살이 타격 코치에게 향할 수 있는 시점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던 감독마저 사라진 셈이다. 이승엽 코치는 부임 당시 SNS를 통해 모든 것을 가슴에 묻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밝혔으나,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로 인해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하기도 전에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결국 이승엽 코치의 운명은 남은 시즌 동안 요미우리 타선이 보여줄 반등 여부에 달려 있다. 감독 부재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의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려 팀 성적을 유지시킨다면, 차기 감독 체제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도쿄돔의 영웅에서 지도자로 돌아온 이승엽 코치가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아니면 아베 감독과 함께 짧은 동행을 마감하게 될지 한일 양국 야구계의 이목이 요미우리의 연습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문지안 기자 JianMoon@trendnewsreaders.com

는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전시의 주제인 '불협하는 합창(Dissident Chorus)'을 공식 발표했다. 공동 전시감독인 아말 칼라프와 에블린 사이먼스는 폭력적인 언어와 가짜뉴스, 과잉 정보가 넘쳐나는 오늘날, 발화된 언어가 여전히 유효한 소통 수단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들은 기존의 시각적 오브제 중심 전시에서 탈피하여 사운드와 비트, 퍼포먼스를 통해 또 다른 감각의 소통 방식을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번 비엔날레는 부산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세 곳의 거점을 활용해 마치 교향곡의 '3개의 악장'처럼 전개된다. 첫 번째 악장은 생태보호구역인 을숙도의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물'을 매개로 돌봄과 재생, 공존의 개념을 탐구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감독들은 을숙도가 지닌 생태적 가치에 주목하며, 그동안 주류 역사에서 듣지 못했던 소외된 목소리와 정치적 저항의 메시지를 사운드와 기록 체계로 담아낼 계획이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소리의 울림으로 풀어내는 이 과정은 관람객들에게 청각적 치유와 성찰의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두 번째 악장은 영도 바닷가의 옛 선박수리공장을 개조한 스페이스 원지에서 이어진다. 노동과 기계의 흔적이 선명한 이 공간은 바다를 단순한 풍경이 아닌 역사와 정치, 이동의 기억이 중첩된 시적 공간으로 재해석한다. 에블린 사이먼스 감독은 노예무역과 디아스포라 등 바다를 통해 이루어진 인류의 이동과 그 이면의 현실을 장소 특정적 작업으로 풀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친 기계음과 파도 소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펼쳐지는 예술적 실천은 노동의 역사와 현대 정치의 복잡한 관계를 감각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세 번째 악장의 무대는 폐교된 옛 부산남고등학교다. 감독들은 이 공간을 통해 공교육이 가르쳐온 역사와 지식의 전달 방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학교라는 제도적 공간은 이제 집단적 제작 과정과 커뮤니티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의 공존 방식을 실험하는 장으로 변모한다. 참여 작가들은 지역 사회와 협업하며 우리가 어떤 역사를 후대에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 나선다. 폐교된 교실과 복도에 울려 퍼질 새로운 합창은 교육의 본질과 공동체의 미래를 묻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질문이 될 것이다.이번 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집단적 실천과 경험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참여 작가 44팀 중 상당수가 콜렉티브 형태로 활동하며, 사운드와 비디오, 퍼포먼스 등을 초학제적으로 결합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신작 커미션 형태로 제작되는 만큼, 전시의 개방성과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중요한 예술적 요소로 작용한다. 이준 조직위원장은 현대미술의 파동이 물질적 요소에서 사운드와 경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부산이라는 지역성과 아시아 작가들의 감각을 깊이 있게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오는 8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65일간 대장정에 돌입하는 2026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영도, 폐교 공간을 잇는 거대한 소리의 지도를 그린다. 23개국에서 모인 작가들이 빚어내는 '불협하는 합창'은 정제된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동시대의 혼란과 희망을 리듬에 실어 보낼 예정이다. 관람객들은 시각적 자극에 지친 눈을 잠시 감고, 부산의 장소성이 뿜어내는 소리와 몸의 감각에 집중하며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소리의 연대가 부산의 가을을 어떻게 물들일지 미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