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없었다"…푸틴의 미사일은 깡통?

2026-05-29 20:44

 러시아가 자랑하는 최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시니크'가 실제 전장에서 파괴력보다는 심리적 압박을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조사관들이 최근 키이우주 빌라체르크바 지역에 추락한 미사일 잔해를 수거해 정밀 분석한 결과, 해당 발사체 내부에는 폭발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던 것은 비활성 탄두 시뮬레이터로 불리는 금속 및 콘크리트 덩어리였다. 이는 러시아가 실질적인 살상보다는 무기 체계의 사거리와 궤적을 시험하는 동시에 서방 세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오레시니크는 본래 다탄두(MIRV)를 장착해 재래식 공격과 핵 공격이 모두 가능하도록 설계된 위협적인 병기다. 하지만 이번 공격에서 미사일이 명중한 곳은 군사 시설이 아닌 엉뚱한 자동차 정비소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인근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삼았으나, 유도 시스템의 한계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목표물에서 무려 80km나 떨어진 민간 시설을 타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타격 지점에는 지름 3m 규모의 구덩이가 생겼으나, 폭발 탄두의 부재 덕분에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이처럼 폭약이 없는 '더미(dummy) 탄두'를 실어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11월 드니프로 지역 공습과 올해 초 공격에서도 오레시니크는 금속 질량체만을 장착한 채 발사된 바 있다. 이러한 방식은 지면 충돌 시 물리적 충격으로 인한 구덩이는 만들지만, 화약에 의한 대규모 폭발과 화재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러시아는 파괴력을 조절함으로써 서방과의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레드라인'은 넘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핵 배달이 가능하다는 공포를 심어주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사실상 '정치적 도구'로 규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 미사일이 군사적 목적보다는 우크라이나와 나토 회원국들을 위협하기 위한 과시용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요격이 어렵다는 점을 부각해 상대방의 방어 의지를 꺾으려는 심리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발사 지점이 수도 키이우와 더욱 가까워졌다는 점은 우크라이나 수뇌부를 향한 직접적인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잔해 회수를 통해 오레시니크의 세부 구조를 파악하는 뜻밖의 수확을 거뒀다. 추진 단계 이후 탄두를 분리하는 장치와 개별 탄두를 연결하는 배선 시스템 등을 확보함으로써 러시아 극초음속 기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레시니크는 핵탄두 탑재를 상정하고 설계되었기에 정밀 타격 능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폭탄이 없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낙하하는 금속 덩어리 자체가 민간인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결국 푸틴 대통령이 꺼내 든 '오레시니크' 카드는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기보다는, 국제 사회의 지원을 억제하기 위한 공포 마케팅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비록 이번에는 '깡통 탄두'였지만, 언제든 실전용 탄두로 교체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다. 러시아의 이러한 기만적인 공격 전술은 전쟁의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며, 국제 사회는 러시아가 던진 정치적 메시지 이면의 실질적인 군사 위협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최화정·키야가 든 퍼킨백 뭐길래?

인공이다.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와 버킨백의 이름을 합친 이 가방은 사각형의 토트 형태와 특유의 잠금장치 디테일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투명하고 시원한 색감을 더해 시각적인 청량감을 선사한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젤리 백이 Y2K 열풍을 타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되며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한 셈이다.이러한 유행의 중심에는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이 자리하고 있다. 방송인 최화정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목욕탕 가방'으로 불렸던 젤리 백을 세련되게 소화하며 화제를 모았고, 인기 걸그룹 키키의 멤버 키야가 무대 밖 일상 아이템으로 연두색 퍼킨백을 선택하면서 열풍에 불을 지폈다.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아이템이 젊은 층에게는 '힙한' 패션 소품으로 탈바꿈하며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품목이 되었다.실제로 패션 유통 업계의 수치는 이 열기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주요 패션 플랫폼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젤리 백 관련 검색량은 작년보다 수십 배 증가했으며,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거래액 또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과 잦은 비 소식도 퍼킨백의 인기를 견인했다. 물에 젖어도 변형이 없고 오염을 닦아내기 쉬운 소재 특성상,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가볍게 들 수 있다는 실용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Z세대는 이 투명한 가방을 단순한 수납 도구가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캔버스로 활용한다. 가방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점을 이용해 알록달록한 파우치나 캐릭터 키링, 인형 등을 배치하며 이른바 '백꾸(가방 꾸미기)' 문화를 즐긴다. 명품 가방이 부의 상징이었다면, 퍼킨백은 가방 속 내용물까지 디자인의 일부로 만드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 것이다. 2만 원에서 8만 원 사이의 저렴한 가격 덕분에 여러 색상을 구매해 의상에 맞춰 교체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하지만 퍼킨백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디자인 카피에 대한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명품의 디자인을 노골적으로 모방했다는 점에서 '짝퉁'이라는 비판과, 명품의 엄숙함을 유쾌하게 비튼 '패러디'라는 옹호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미국 유통 대기업 월마트가 비슷한 디자인의 가방을 출시해 완판시키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던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창작과 복제 사이의 경계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가방 하나를 소비하는 문제를 넘어 저작권과 패션 윤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번지는 모양새다.패션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듀프(Dupe) 소비'의 전형으로 분석한다. 고가의 진품을 소유하는 대신 그 제품이 가진 분위기와 감성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향유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 속에서 명품의 가치관은 유지하되 실속을 챙기려는 영리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퍼킨백은 올여름 가장 뜨거운 패션 키워드로 남을 전망이다. 길거리 곳곳에서 반짝이는 투명 가방들은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시대의 소비 자화상을 보여주는 상징물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