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도 뿔났다, 부산 숙박 바가지 수사 개시

2026-06-02 23:18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월드투어 공연을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들이 기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뒤 가격을 폭등시켜 재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고객들에게 거짓 사유를 대며 예약을 취소하도록 유도한 시내 숙박업소들을 대상으로 사기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미 피해 진술이 확보된 업소들을 우선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예약 취소 과정에서 기망 행위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이번 수사는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앞두고 반복되는 고질적인 바가지 상술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숙박업소들의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수개월 전 저렴한 가격에 객실을 선점한 예약자들에게 '중복 예약'이나 '시설 보수' 등의 핑계를 대며 취소를 종용하고, 해당 객실을 다시 온라인 플랫폼에 기존 가격의 8배에서 최대 15배까지 올려 내놓는 방식이다. 실제로 9만 원대에 예약했던 방이 취소 직후 150만 원에 다시 올라온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행위가 고객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업주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한 명백한 사기죄 성립 요건을 갖췄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번 논란은 아티스트 본인들이 직접 언급할 정도로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 BTS 리더 RM은 최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산의 숙박 문제를 지적하며 적당한 수준의 영업을 당부했고, 지민 역시 팬들이 고향 부산에서 좋은 기억만 남기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티스트가 직접 나설 만큼 상황이 악화되자 부산 지역 사회 내부에서도 자정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찰과 교회, 대학 등 민간 기관들이 객실을 무상이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공정 숙박 챌린지'에 동참하며 바가지 상술로 실추된 도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와 관계 부처도 이번 사태를 국가적 이미지 훼손 사건으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를 필두로 문화체육관광부,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합동 특별 점검반이 구성되어 부산 전역의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부산을 찾아 바가지요금 문제가 부산의 국제적 위상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강력한 개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불법적인 예약 취소와 폭리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까지 검토하고 있다.

 


경찰 수사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피해에 주목하고 있다. 관광불편신고센터에 접수된 바가지요금 관련 신고의 80%가 외국인이라는 점은 한국 관광의 신뢰도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소다. 언어 장벽과 짧은 체류 기간 탓에 신고를 포기한 잠재적 피해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 대상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단순히 한 업소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인 담합이나 플랫폼과의 유착 여부까지 들여다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과거 2022년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당시에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으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찰이 사기죄라는 강력한 형사 처벌 카드를 꺼내 들었고,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고 있어 과거와는 다른 결과가 예상된다. 부산시는 이번 공연이 향후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숙박업계의 자정 노력을 독려하는 동시에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시원 기자 Im_Siwon2@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최선의 '나비', 기계가 흉내 못 낼 호흡의 예술

날 예술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두 전시가 나란히 열려 눈길을 끈다. 춘천 이상원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도구와 경쟁자-살아있는 존재 증명법’과 성남큐브미술관의 ‘디지털 소장품전: 0과 1 사이’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인간의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이상원미술관의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의 소장품을 통해 새로운 기술 매체를 예술적 도구로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예술가를 대체할 경쟁자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기획자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감각과 경험이 담긴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이는 기술 만능주의 시대에 창작의 근원이 결국 인간의 호흡과 신체성에 있음을 상기시키는 시도다.전시작 중 최선의 ‘나비’는 인간의 생생한 숨결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작가는 여러 참여자가 캔버스 위 잉크를 자신의 숨으로 불어 형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한 사람의 호흡이 멈춘 곳에서 다른 사람의 숨결이 이어지는 방식은 기계적인 복제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인간 공동체의 유대와 생명력을 상징한다. 안산 중앙시장의 한 노인이 자신의 숨결에서 나비를 발견했다는 일화는 작품에 서사적 깊이를 더한다.이우성의 작품 ‘두 번 반복해서 그린 세진이’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2017년 제작 당시에는 지인에 대한 친밀감과 애정을 담은 초상화였으나, 오늘날에는 인간과 그를 닮은 인공지능의 관계를 은유하는 작품으로 읽히기도 한다. 같은 얼굴을 한 두 인물이 서로 다른 방향을 응시하는 모습은 기술 복제 시대에 개인이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을 시각화한 듯하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작품의 의미가 변주되는 지점은 인간 예술만이 가진 유연한 소통 능력을 증명한다.성남큐브미술관에서 열리는 ‘0과 1 사이’는 디지털 이미지의 근간인 이진 코드를 화두로 삼아 우리가 매일 접하는 가상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정상현의 ‘데칼코마니’는 현실의 공간을 반복 촬영해 겹쳐 놓음으로써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찰나의 감정과 환경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는 삶의 궤적을 영상으로 포착해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그 안에 인간의 섬세한 시간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이문희의 ‘이노에스빠스’는 휴대폰 카메라로 기록한 도시와 자연의 파편들을 재구성해 새로운 풍경을 창조한다. 낡은 건물의 외벽이나 바닥의 균열처럼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흔적들은 작가의 시선을 거쳐 독특한 예술적 풍경으로 거듭난다. 이외에도 군중의 흐름을 우주적 관점에서 표현한 이지연의 작품이나 유리판을 겹쳐 착시를 유도하는 임정은의 작업 등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의 감각적 탐구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