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전직 대통령 유세에 "과거 퇴행"

2026-06-03 00:10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 전직 대통령들을 정면으로 겨냥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 3인방'으로 지칭하며 이들이 선거 전면에 등장한 것을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과거의 구태 세력과 결별하지 못하고 대한민국을 퇴행시키려 한다고 비판하며, 이번 선거가 과거의 망령을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전직 대통령들의 지원 유세를 뻔뻔한 행태라고 비난하며 유권자들의 냉엄한 심판을 촉구했다.

 

정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후보들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선 상황을 정조준한 것이다. 그는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과거 세력이 보수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국민들이 언제까지 이러한 구태 정치를 목도해야 하느냐는 그의 물음은 지지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동시에 여권의 도덕적 우위를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선거 막판 부동층에게 과거 정권의 실책을 상기시켜 야당으로의 표 쏠림을 막으려는 고도의 정치적 수사로 해석된다.

 


또한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공천 과정을 '내란 공천'으로 명명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광역단체장들이 단 한 명의 교체 없이 다시 후보로 나선 것을 두고 무능한 인물들의 부활이자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란의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으면 언제든 국민의 삶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론을 제기하며,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내란 청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프레임 설정은 지방선거를 이재명 정부에 대한 신임 투표이자 과거 세력과의 전쟁으로 치환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 호소도 잊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출범 초기인 이재명 정부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는 기회임을 명시했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기호 1번 민주당 후보들에게 투표해달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원팀'으로 움직여야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될 수 있다는 논리로, 정부 안정론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을 공략하려는 포석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남은 4년을 위해 투표장에 나서달라고 거듭 당부하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정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에도 쉴 틈 없는 지원 유세 일정을 소화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강원 지역 유세를 마친 뒤 경기와 서울의 주요 격전지를 방문해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에게 힘을 보탰다. 그는 현장 유세에서도 '구태 청산'과 '정권 지원'이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반복하며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선택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특히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는 수도권 승리가 이재명 정부 성공의 보증수표가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당일인 오늘, 정 위원장의 발언이 가져올 파장은 개표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그의 강경한 발언이 진보 진영의 결집을 이끌어냈을지, 아니면 보수 진영의 반발 심리를 자극해 역풍을 불러왔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지방선거가 단순한 지역 일꾼 뽑기를 넘어 전·현직 대통령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졌다는 점이다. 정 위원장이 던진 '감옥 3인방'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는 선거 이후에도 정치권에서 상당 기간 논란과 분석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박상준 도예전, 상처 입은 순수를 위한 징검다리

의 애환과 회복을 다룬 개인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텍스트 속에 머물던 흰나비의 비행을 입체적인 도자 예술로 끌어내어, 관객들에게 시각적 은유를 넘어선 정서적 위안을 전달한다. 작가는 원작의 비극적 정조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의 생존과 휴식에 초점을 맞췄다.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것은 슬립 캐스팅 기법으로 정교하게 제작된 도예 작품들이다. 시 속에서 푸른 바다를 청무밭으로 오인해 날아들었던 나비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날개가 젖고 상처를 입는다. 박상준은 이 가녀린 존재의 상징인 나비를 지극히 하얗고 매끄러운 도자로 표현해 그 순수성을 극대화했다. 반면 나비가 마주하는 바다는 거칠고 압도적인 질감으로 대비시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환경이나 운명적인 시련을 시각화했다.작가는 나비가 추락하는 찰나의 절망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머묾'의 순간에 주목한다.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도자 조약돌과 징검다리는 시에는 등장하지 않는 작가만의 창의적 해석이 덧입혀진 결과물이다. 이는 바다라는 거대한 실존적 위협 앞에서 나비가 잠시 내려앉아 날개를 말릴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지대를 의미한다. 작가는 차가운 도자 표면에 온기를 불어넣듯, 상처 입은 존재들이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심리적 공간을 정성스럽게 빚어냈다.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돌의 형상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선다.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견고한 디딤돌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고단한 여정을 잠시 멈추게 하는 안식처가 된다. 작가는 돌의 형태를 빌려 우리 삶의 도처에 존재하는 작은 희망들을 형상화하고자 했다. 매끄러운 나비와 대비되는 투박한 돌의 질감은 현실이 비록 거칠지라도 그 안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지지체가 있음을 암시하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이번 전시는 현대 도예가 가진 서사적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실용적인 기물을 만드는 영역을 넘어, 문학적 상징을 입체적인 조형 언어로 치환함으로써 관객들이 작품 사이를 거닐며 한 편의 시를 입체적으로 읽어내게 만든다. 작가는 관객들에게 묻는다. 거친 바다 같은 세상에서 당신의 날개를 쉬게 할 조약돌은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돌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박상준의 '바다와 나비'는 오는 8월 16일까지 서울 갤러리한결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흰 나비의 가냘픈 날갯짓과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돌의 조화는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시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관객들은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출구에 이르기까지, 상처 입은 순수가 어떻게 다시 희망을 찾아가는지를 목격하게 된다. 작가는 도예라는 매체를 통해 비극을 치유로 전환하는 예술의 힘을 증명하며 이번 개인전의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