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충청까지 번진 민주당 돌풍…오세훈은 서울서 버텼다
2026-06-04 10:18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지방권력의 주도권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은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우세를 보이며 다수 지역을 차지했고,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정부 운영의 중심축을 다시 가져오게 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부 지역에서 선전했지만 전체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선거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접전 끝에 승리하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다.
개표 초반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앞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 후보가 빠르게 격차를 좁혔다. 최종 개표 결과 오 후보는 49.08%를 득표해 48.20%를 얻은 정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오 후보는 현역 시장 프리미엄과 높은 인지도를 앞세우며 국민의힘 지도부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전략을 취했다. 이번 승리는 이재명 정부 견제론과 부동산 민심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당선으로 오 후보는 보수 재편의 중심축이자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수도권에서는 민주당의 강세가 뚜렷했다. 경기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 당선됐고, 인천에서도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굳혔다. 서울 결과와 별개로 민주당은 경기·인천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충청과 강원에서는 민주당이 우위를 확보했다. 대전 허태정, 세종 조상호, 충북 신용한, 충남 박수현 후보가 각각 승리했고, 강원에서는 우상호 후보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호남과 제주에서도 민주당 강세는 재확인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에서는 민형배 후보가 큰 격차로 앞섰고, 전북 이원택 후보와 제주 위성곤 후보도 당선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2022년 지방선거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압승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이 주요 지역 대부분에서 우세를 보이며 지방권력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민주당이 경기·인천·부산·울산·충청·강원 등 주요 광역단체를 확보하면서 향후 지역 정책의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주거, 교통, 산업단지, 균형발전 공약의 집행 주체가 대거 바뀌게 되며, 경기도 첨단산업벨트와 부산 북항 재편, 충청권 행정수도 전략, 강원 관광·청년 일자리 정책 등도 새 단체장 체제에서 우선순위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변윤호 기자 byunbyun_ho@trendnewsreaders.com

눕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선운사 본사와 내소사, 개암사 등 말사의 성보 157점을 한자리에서 공개하며 불교 미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특히 지난달 부처님오신날을 기점으로 관람객이 폭증하며 5월 말 기준 누적 관람객 1만 5,000명을 넘어서는 등 박물관 역사상 유례없는 흥행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선운사 삼지장(三地藏)’ 보살상의 최초 합동 전시다. 선운사 지장보궁과 도솔암, 참당암에 각각 모셔져 있던 보물급 지장보살상 3점이 사찰 밖으로 나와 나란히 안치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을 구제하는 자비의 상징으로, 불자들 사이에서는 관음신앙과 함께 가장 두터운 신앙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유리 진열장 너머로 보살상의 세밀한 표정과 조각 기법을 사방에서 감상하며, 평소 사찰 불단 위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성보의 진면목을 눈높이에서 마주하고 있다.전시품 중에서도 지장보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밀반출되었다가 기적적으로 돌아온 파란만장한 역사를 품고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당시 보살상을 소장했던 일본인들이 우환에 시달리다 꿈속 계시를 받고 자발적으로 반환했다는 일화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전시장 내에서 상영 중이다. 이러한 드라마틱한 서사와 박물관 측의 적극적인 SNS 홍보가 맞물리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반드시 봐야 할 전시'로 입소문이 나며 관람 열기를 더하고 있다.사실 이번 전시는 작년 가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로 반년가량 일정이 늦춰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6월 조계종 총무원 청사 화재 당시 연기와 분진이 지하 박물관까지 덮치면서 정화 작업을 위해 휴관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연이 오히려 부처님오신날이라는 불교계 최대 명절과 겹치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고창의 여러 암자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만날 수 있는 보물들을 서울 한복판에서 한 번에 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불자들의 발길을 조계사로 이끄는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전시 성사 배경에는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과 교구 스님들의 통 큰 결단이 있었다. 화재로 전시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선운사 측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찰의 핵심 성보들을 흔쾌히 서울로 보냈다. 경우 스님은 선운사를 직접 찾지 못하는 대중에게도 성보를 친견할 기회를 주는 것이 불교의 도리라며 문중 스님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심전심의 마음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불상 앞에서 합장하고 큰절을 올리는 경건한 관람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7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종교적 신앙을 넘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국보인 내소사 동종의 섬세한 부조와 석조 보살상의 오톨도톨한 질감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무대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지닌 전시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화마를 견뎌내고 더욱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선운사의 보물들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장보살의 자비로운 미소처럼 따뜻한 위로와 평온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