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피지컬 AI 국산화에 340억 투입 확정

2026-06-11 20:28

 인공지능이 화면 속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지난 9일, 외산 기술 의존도가 높았던 로봇 지능의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한 대규모 국책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로봇 개발을 넘어, 로봇이 복잡한 제조 및 물류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두뇌'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는 향후 2년간 총 3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 병기는 가상 세계에서 현실의 변화를 예측하고 로봇의 학습을 돕는 '월드모델'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의 융합이다. 피지컬 AI는 실제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수만 번의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물리적 상식을 습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월드모델을 통해 대량의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로봇에 학습시켜, 기존 기술 대비 작업 성공률을 2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글로벌 연구소들의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로, 성공할 경우 대한민국은 단숨에 피지컬 AI 선도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사업 주관기관인 LG전자를 포함해 마음AI, 로보티즈, KT, KAIST 등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10개 기관이 원팀으로 뭉쳤다. 이들은 2027년까지 실내 복합 환경에 특화된 지능형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실증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제조 현장은 조명 변화나 사람의 개입 등 변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다시 인공지능 학습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이번 과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를 통해 모델부터 하드웨어까지 전 영역에 걸친 국산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는 기술 개발만큼이나 데이터 인프라와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규모 동영상 데이터를 저장하고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연산 자원과 스토리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공용 데이터 관리 체계와 컴퓨팅 인프라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제조 현장의 특화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나 국가 핵심기술 보안 문제 등 법적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한 규제 샌드박스 도입 등 정책적 뒷받침도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글로벌 시장 환경은 국내 기업들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완제품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보안 우려에 따른 중국산 로봇 규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한국산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지정학적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정부가 초기 수요를 창출해 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실제 현장에 적용해 보며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을 넘어 세계 1등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AI 역량과 독보적인 제조 현장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6년 상반기 본격화된 피지컬 AI 국산화 프로젝트는 기술 주권 확보를 넘어 중소 제조업체의 자동화 혁신을 이끄는 국가 전략 인프라로 발전할 전망이다. 민관이 합심해 물리적 세계를 정복하려는 이번 도전이 한국 로봇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이준 기자 yijun_i@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뮤지컬 '겨울왕국', 한국 초연 연습 공개

로 한자리에 모여 작품의 출발을 알리는 상견례와 대본 리딩을 진행했다. 전 세계 '겨울왕국' 프로덕션을 진두지휘해온 협력 연출 에이드리언 사플은 한국 배우들에게 초연 캐스트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연습실은 아렌델 왕국을 무대 위로 옮겨오기 위한 제작진의 치밀한 설명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맞물려 실제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대본 리딩과 함께 진행된 음악 연습에서는 작품의 상징과도 같은 명곡들이 울려 퍼졌다.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렛 잇 고'를 비롯해 '러브 이즈 언 오픈 도어' 등 원작의 감동을 잇는 넘버들은 물론, 뮤지컬 무대만을 위해 새롭게 추가된 곡들이 배우들의 라이브로 구현됐다. 현장에 참여한 해외 스태프들은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과 캐릭터 해석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연습 도중 수시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올 만큼 화기애애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가 이어졌다.해외 협력 연출진은 한국 초연 배우들이 보여주는 감정의 깊이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에이드리언 사플 연출은 한국 배우들이 대사를 내뱉고 행동하는 과정에서 진실된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디션 단계부터 캐릭터와 완벽한 일체감을 보여준 배우들이 연습을 거듭하며 실제 엘사와 안나, 올라프 등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배우들의 몰입도가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인 만큼, 캐릭터의 내면 서사를 정교하게 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다.이번 뮤지컬은 원작 영화의 마법 같은 순간들을 무대 예술의 정수로 재현해낼 예정이다. 신비로운 오로라가 감도는 아렌델의 풍경과 엘사의 얼음 궁전 등은 스칸디나비아의 자연관을 반영한 눈부신 무대 디자인과 특수효과로 구현된다. 여기에 정교한 안무와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이번 작품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랑과 이해, 용서라는 보편적 가치를 관객들에게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한국 초연을 이끌 주역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엘사 역에는 정선아, 정유지, 민경아가 낙점되어 각기 다른 매력의 얼음 여왕을 선보인다. 안나 역은 박진주, 홍금비, 최지혜가 맡아 특유의 발랄함과 용기를 연기하며, 올라프 역에는 정원영, 한규정, 이창호가 발탁되어 극의 재미를 책임진다. 이 외에도 차윤해, 신재범, 김원빈, 황건하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검증된 원작의 힘에 한국 최고 배우들의 기량이 더해져 원작과는 또 다른 뮤지컬만의 감동을 예고하고 있다.뮤지컬 '겨울왕국'은 오는 8월 13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대망의 막을 올린다. 서울 공연을 마친 뒤에는 2027년 부산 드림씨어터로 무대를 옮겨 흥행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무대화라는 상징성만큼이나 제작진은 무대 장치와 의상, 음악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막바지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렌델의 마법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한국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