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일 만에 열린 바닷길… 美·이란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2026-06-15 09:12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이란과의 합의가 최종 완료됐다고 밝히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를 승인했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종전 합의의 막판 조율을 이어가던 가운데 나온 발표로,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연합 공격 이후 이어진 이란 전쟁이 107일 만에 사실상 종결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이제 완료됐다”며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적었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개방을 전면 승인하며, 동시에 미국 해군 봉쇄의 즉각적인 해제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선박들이여, 엔진을 가동하라. 석유가 흐르게 하라”고도 했다.

 


이번 선언은 양국이 주말 내 최종 합의 타결을 추진해온 상황에서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합의 서명이 임박했다고 밝히며 “서명 즉시 봉쇄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 이란 정부는 최종 합의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아 실제 타결 여부를 두고 신중론도 제기됐다. 협상에 정통한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은 현지 언론에 해상봉쇄 해제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최종 합의안의 핵심 내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한 시간 뒤 추가 게시글에서 “이 위대한 합의는 중동 전역에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대통령들이 이란과 평화를 이루려 했지만 나 이전에는 모두 실패했다”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부각했다. 또 “금요일인 19일 합의 서명과 함께 기뢰 제거 작업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며 원유 수송이 양방향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로, 봉쇄와 긴장 고조 때마다 국제 유가와 해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이번 합의가 공식 서명과 현장 이행으로 이어질 경우 중동 안보 정세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큰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이란 측의 공식 발표와 구체적인 합의 조건, 봉쇄 해제 절차가 확인돼야 합의의 실질적 효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팽민찬 기자 fang-min0615@trendnewsreaders.com

컬쳐라이프

장례지도사 출신 신재은, 죽음의 순환 노래

반재하, 허수인 3인의 개인전을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순차적으로 개최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2008년부터 이어온 신진 예술가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된 작가들에게 전시 비용과 인프라를 지원해 창작 세계를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다.가장 먼저 관객을 만나는 신재은 작가는 장례지도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죽음의 본질을 탐구한다. 오는 15일부터 영등포구 Hall1에서 열리는 'GAIA-피식의 서'는 작가가 8년간 천착해온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작가는 시신을 다뤘던 경험을 예술적 언어로 치환해 인간 역시 자연의 거대한 순환 고리 안에서 분해되고 먹히는 존재임을 역설한다. 특히 관람객이 식용 종이에 글을 써서 직접 삼키는 퍼포먼스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몸소 체험하게 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기대를 모은다.이어지는 반재하 작가의 전시는 분단국가라는 한국 사회의 특수한 상황을 이미지와 데이터의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19일부터 종로구 NC문화재단 스튜디오 화이트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8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과 검열의 문제를 다룬다. 언어학적 개념인 '거짓 친구'를 차용해 우리가 소비하는 북한 이미지가 실제와 어떻게 어긋나 있는지를 게임과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7월의 시작과 함께 열리는 허수인 작가의 개인전은 기록의 불완전성에 주목한다. 종로구 더레퍼런스에서 진행되는 '사적인 프로토콜'은 개인이 사물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일상적 행위가 제도적 기록 시스템과 닮아있음에 착안했다. 작가는 기록이 대상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누락과 오류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꼬집으며, 그 빈틈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관계의 방식들을 설치 작품과 퍼포먼스로 시각화한다.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번 릴레이 전시가 죽음, 분단, 기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신진 작가 특유의 도전적인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젊은 예술가들이 구축한 새로운 시각 언어는 관람객들에게 동시대 사회를 바라보는 또 다른 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술관은 이번 3인의 전시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총 7명의 선정 작가 및 기획자의 전시를 서울 전역에서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신진 미술인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계획이다.이번 전시는 서울 시내의 대안 공간과 사설 갤러리를 활용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별도의 관람료나 예약 절차 없이 누구나 현장을 방문해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도심 곳곳에서 이어지는 젊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발언은 올여름 서울의 문화 지형을 더욱 풍성하게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